삼성전자 폴더블폰 콘셉트 이미지.
삼성전자 폴더블폰 콘셉트 이미지.
삼성전자 애플 ZTE 레노버 등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이 디스플레이를 접거나 구부릴 수 있는 미래형 스마트폰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른바 ‘폴더블(folderble)폰’은 반으로 접어 호주머니 등에 넣고 다니기 편할 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를 안쪽으로 접으면 충격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업체들은 폴더블폰뿐만 아니라 손목에 감는 형태의 모바일 기기 등도 개발하고 있다.

◆삼성, 팔찌형 스마트폰 개발

삼성전자 폴더블폰 콘셉트 이미지.
삼성전자 폴더블폰 콘셉트 이미지.
미국의 특허 전문매체인 페이턴틀리애플은 최근 삼성전자가 미국특허청(USPTO)으로부터 손목에 찰 수 있는 넓적한 팔찌 형태의 차세대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특허를 획득했다고 보도했다. 일종의 ‘팔찌폰’인 이 기기는 디스플레이 아래 받침대가 있는 게 특징이다. 평소에는 디스플레이를 둥그렇게 구부려 간편하게 휴대하다가 앱(응용프로그램) 등을 구동할 때는 일반 스마트폰처럼 펴서 쓰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를 반으로 접는 형태의 폴더블폰 개발도 서두르고 있다. 외신들은 삼성전자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전자쇼 ‘CES 2018’에서 폴더블폰 ‘갤럭시X’(코드명) 시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지난달 “내년께 폴더블폰을 선보인다는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며 “아직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몇 가지 문제가 남아 있다”고 했다.

애플도 디스플레이를 접는 아이폰을 개발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애플인사이더는 지난 12일 애플이 폴더블 디스플레이에 관한 특허를 지난해 8월 미국특허청에 출원한 사실을 공개하며 “접을 수 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가 포함된 장치”라고 소개했다. 맥루머스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LG디스플레이와 폴더블 OLED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는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수준의 폴더블폰 출시

ZTE의 접히는 양면 폰 ‘액손M’
ZTE의 접히는 양면 폰 ‘액손M’
중국 ZTE는 최근 초기 수준의 폴더블폰 ‘액손M’을 선보였다. 디스플레이 두 개를 경첩으로 연결한 제품으로, 화면 두 개를 묶어 크게 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또 한쪽 화면에선 동영상을 시청하고, 다른 한쪽에선 카카오톡을 하는 방식으로 디스플레이를 나눠 쓰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디스플레이가 직접 접히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진정한 폴더블폰은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레노버는 폴더블폰 겸 태블릿PC를 개발 중이다. 지난 7월 시제품으로 선보인 ‘폴리오’는 반으로 접었을 때 일반 스마트폰과 비슷한 크기지만 디스플레이를 펼치면 태블릿PC와 같이 쓸 수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장점을 살린 제품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상용 폴더블폰은 앞으로 1~2년 뒤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만 번 접었다 펴도 망가지지 않는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기술 수준까지 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폴더블폰이 내년께 등장해 2021년이면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의 1%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폴더블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롤러블(두루마리처럼 말 수 있는)폰은 2019년께 처음 출시될 것으로 전망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