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미국엔 "강경", 일본엔 "냉담", 한국엔 "대화 여지"

러시아 모스크바 '국제 핵 비확산회의'에 참석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이 22일(현지시간) 현지에서 일부 기자단과 주고받은 대화 중 한·미·일 3국에 관한 발언이 국가별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아사히에 따르면 최선희는 미국에 대해서는 작심한 듯 강력히 비난하고 일본에 대해서는 조롱하는 언사를 구사하는 등 냉담하게 대했지만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하기로 한 한국에 대해서는 대화의 여지를 남기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최선희, 한·미·일 관련 발언에 확연한 차이
우선 미국에 대해서는 "트럼프(미국 대통령)의 잇따른 폭주와 선전포고"를 거론하는 등 비난을 되풀이했다. "미국이 전쟁을 추구하고 있다", "미국의 도발을 견제하기 위해 힘을 기르고 있다"고 말하는 등 미국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이어 일본이 자신에게 접촉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밝힌 장면에서는 "내가 식사를 하고 있을 때 슬쩍 다가와서는…" 이라며 일부러 비꼬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한다. 북한 관련 단체도 22일 일본에 "강경한 자위조치"를 경고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 정부와의 접촉에 대해서는 "특별한 의제는 없었다"면서도 "인사는 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23일 현재까지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여부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다. 아사히는 한국 전문가의 말을 인용, 북한이 남북대화에 적극적인 문재인 정부를 이용하기 위해 심한 비판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