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8兆가계부채, '양'만큼 '질'도 우려…취약차주 맞춤 지원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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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8조원에 달하는 국내 가계부채는 규모의 급증과 함께 질적인 측면에서도 악화되고 있다. 최근 주요국이 금리 정상화에 나서면서 대출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취약 차주의 빚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취약차주에 대한 맞춤 지원 방안을 내놓고 가계의 상환능력을 제고할 수 있는 구조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금융당국, 국토부 등은 24일 내놓은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통해 가계부채의 질적인 심각성을 경고했다. 최근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가구의 대출이 증가하고, 자영업자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차주의 대출 규모가 증가되는 점이 가계부채의 핵심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의 국정감사 자료에서도 가계부채의 질 악화는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부실위험가구는 지난해 3월 기준으로 126만3000가구였다. 전체 부채 가구의 11.6%에 달하는 수준이다.
부실위험가구는 2015년 3월 109만7000가구였던 것에 비교하면 1년만에 16만6000가구(15.1%)나 급증했다. 부실위험가구가 보유한 부채도 지난해 3월 186조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9조6000억원(18.8%) 늘었다.
특히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으로 대출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취약 차주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이재수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자체가 가계부채 위험요인"이라며 "금리가 오르면 취약차주의 상환 부담이 커지고 부실이 발생할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부와 금융당국은 취약차주의 특성(연체 및 상환의지 여부)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통해 연체 악순환을 막고 경제적 재기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취약차주가 상환에 애로를 겪고 있을 시엔 연체 전에 채무를 재조정하고 이자 부담을 완화시키도록 했다. 또 4대 서민정책자금과 중금리 사잇돌대출 공급 규모를 확대하고 책임안정형 주담대(상환책임범위를 담보주택 가격 이내로 한정)를 일반대출로 확대 정착시킬 예정이다.
이미 연체가 발생한 취약차주에 대해선 신용회복을 지원하는 동시에 연체 부담을 완화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상환불능에 빠진 차주는 개인회생, 파산신청 등에 대한 비용을 지원하는 등 법적절차를 병행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정부는 자영업자에 대한 맞춤형 지원에도 나서기로 했다. 자영업자가 비(非)자영업자보다 대출 규모가 큰 데다 사업규모가 영세한 생계형·일반형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영업자의 1인당 평균 대출 금액은 3억2000만원, 소득 대비 대출비율(LTI)은 7.5배로 비자영업자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또 자영업자 대부분이 가계대출을 동시 보유하고 있어 상환부담이 높고 재무 건전성이 열악하다. 이에 정부는 자영업자 가운데 중신용자에 대해 1조2000억원 규모의 '해내리 대출'(가칭)을 시행키로 했다. 대출 대상은 상시근로자 10인 미만의 소상공인(부동산임대업자는 제외)이다. 금리 및 보증료를 감면 혜택은 물론, 버는 만큼만 상환할 수 있도록 했다.
저신용자에 대해선 정책자금과 대출보증(신용보증기금)을 통해 저리 대출지원이 확대된다. 또 일부 지자체·지역 신보에서 운영중인 소상공인 일수대출 금리 인하 프로그램을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또 주목할 점은 2금융권을 이용하는 서민 실수요자를 위해 안심전환대출과 같은 모기지 상품을 도입하기로 한 점이다. 현재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일시상환 상품을 고정금리·장기분할상환 대출로 변경하는 상품으로 1금융권에서만 판매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상품은 5000억원 규모로 출시되고 수요 등을 살피며 확대 추진도 검토하겠다"며 "2금융권 차주의 특성을 감안해 초기 상환액이 낮고 만기로 갈수로 상환액이 증가하는 체증식 상환도 허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가계부채의 구조적인 대응을 위해서도 나선다. 가계소득 및 상환능력을 확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고 가계의 자산형성 지원을 위해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비과세 한도 확대, 중도 인출 시 세금혜택 유지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신혼부부, 청년층, 저소득층에 대해선 주거 의료 교통 통신 교육비 증 핵심생계비를 절감하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아울러 주택연금제도를 활성화 시켜 고령층의 소득안정화도 꾀할 전망이다. 연금가입자 사망시 배우자가 안정적인 소득, 주거를 보장받도록 신탁방식의 주택연금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공적 임대주택 공급도 확대할 예정이다.
채선희 /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정부와 금융당국, 국토부 등은 24일 내놓은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통해 가계부채의 질적인 심각성을 경고했다. 최근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가구의 대출이 증가하고, 자영업자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차주의 대출 규모가 증가되는 점이 가계부채의 핵심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의 국정감사 자료에서도 가계부채의 질 악화는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부실위험가구는 지난해 3월 기준으로 126만3000가구였다. 전체 부채 가구의 11.6%에 달하는 수준이다.
부실위험가구는 2015년 3월 109만7000가구였던 것에 비교하면 1년만에 16만6000가구(15.1%)나 급증했다. 부실위험가구가 보유한 부채도 지난해 3월 186조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9조6000억원(18.8%) 늘었다.
특히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으로 대출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취약 차주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이재수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자체가 가계부채 위험요인"이라며 "금리가 오르면 취약차주의 상환 부담이 커지고 부실이 발생할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부와 금융당국은 취약차주의 특성(연체 및 상환의지 여부)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통해 연체 악순환을 막고 경제적 재기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취약차주가 상환에 애로를 겪고 있을 시엔 연체 전에 채무를 재조정하고 이자 부담을 완화시키도록 했다. 또 4대 서민정책자금과 중금리 사잇돌대출 공급 규모를 확대하고 책임안정형 주담대(상환책임범위를 담보주택 가격 이내로 한정)를 일반대출로 확대 정착시킬 예정이다.
이미 연체가 발생한 취약차주에 대해선 신용회복을 지원하는 동시에 연체 부담을 완화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상환불능에 빠진 차주는 개인회생, 파산신청 등에 대한 비용을 지원하는 등 법적절차를 병행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정부는 자영업자에 대한 맞춤형 지원에도 나서기로 했다. 자영업자가 비(非)자영업자보다 대출 규모가 큰 데다 사업규모가 영세한 생계형·일반형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영업자의 1인당 평균 대출 금액은 3억2000만원, 소득 대비 대출비율(LTI)은 7.5배로 비자영업자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또 자영업자 대부분이 가계대출을 동시 보유하고 있어 상환부담이 높고 재무 건전성이 열악하다. 이에 정부는 자영업자 가운데 중신용자에 대해 1조2000억원 규모의 '해내리 대출'(가칭)을 시행키로 했다. 대출 대상은 상시근로자 10인 미만의 소상공인(부동산임대업자는 제외)이다. 금리 및 보증료를 감면 혜택은 물론, 버는 만큼만 상환할 수 있도록 했다.
저신용자에 대해선 정책자금과 대출보증(신용보증기금)을 통해 저리 대출지원이 확대된다. 또 일부 지자체·지역 신보에서 운영중인 소상공인 일수대출 금리 인하 프로그램을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또 주목할 점은 2금융권을 이용하는 서민 실수요자를 위해 안심전환대출과 같은 모기지 상품을 도입하기로 한 점이다. 현재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일시상환 상품을 고정금리·장기분할상환 대출로 변경하는 상품으로 1금융권에서만 판매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상품은 5000억원 규모로 출시되고 수요 등을 살피며 확대 추진도 검토하겠다"며 "2금융권 차주의 특성을 감안해 초기 상환액이 낮고 만기로 갈수로 상환액이 증가하는 체증식 상환도 허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가계부채의 구조적인 대응을 위해서도 나선다. 가계소득 및 상환능력을 확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고 가계의 자산형성 지원을 위해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비과세 한도 확대, 중도 인출 시 세금혜택 유지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신혼부부, 청년층, 저소득층에 대해선 주거 의료 교통 통신 교육비 증 핵심생계비를 절감하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아울러 주택연금제도를 활성화 시켜 고령층의 소득안정화도 꾀할 전망이다. 연금가입자 사망시 배우자가 안정적인 소득, 주거를 보장받도록 신탁방식의 주택연금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공적 임대주택 공급도 확대할 예정이다.
채선희 /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