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4강(强) 대사에게 임명장을 전달한 뒤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수훈 주일 대사, 우윤근 주러 대사, 문 대통령, 노영민 주중 대사, 조윤제 주미 대사.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4강(强) 대사에게 임명장을 전달한 뒤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수훈 주일 대사, 우윤근 주러 대사, 문 대통령, 노영민 주중 대사, 조윤제 주미 대사.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청와대에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4강(强) 대사에게 신임장을 전달하고 “유럽연합(EU),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등으로 외교를 다변화해야 함에도 4대 국가 외교는 우리 외교의 기본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북핵·미사일 문제가 워낙 엄중한 상황으로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나아가 동북아 전체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4대 국가 외교가 정말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날 수여식에는 4강 대사와 각 대사들의 배우자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우윤근 주러 대사에게 신임장을 가장 먼저 수여했다. 이후 노영민 주중 대사, 조윤제 주미 대사, 이수훈 주일 대사 순으로 신임장을 받았다. 정부 초대 4강 대사에게 동시에 신임장을 수여한 김대중·박근혜 대통령 모두 주미 대사에게 가장 먼저 신임장을 줬다.

당시 청와대는 수여 순서에 대해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았지만 안보 및 경제적 교류 관계를 고려한 것으로 해석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4강의 등급이 같아서 수여자의 의전서열 순으로 신임장을 전달한다”며 “3선 의원에 원내대표를 지낸 우윤근 주러 대사의 의전서열이 가장 앞선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이 같은 설명에 외교가에서는 뒷말이 무성했다. 미국과 중국 모두의 눈치를 보느라 주러 대사부터 신임장을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주미 대사를 지낸 한 인사는 “4강은 동급이라는 말도, 받는 사람의 서열에 따라 신임장을 수여한다는 얘기도 처음 듣는다”며 “주미 대사 신임장을 세 번째로 준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다.

한 외교소식통은 “미·중과의 관계에 대한 청와대의 고민은 이해하지만 신임장 수여 순서를 사전에 예고해 논란을 자초했다”며 “아그레망(주재국 동의) 순서대로 각각 수여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문 대통령이 지명한 4강 대사의 아그레망은 중·일·미·러 순으로 이뤄졌다.

조미현/이미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