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꼽은 문제점은 무엇일까. 그의 홈페이지에 게재된 두 곳의 리뷰를 옮긴다. 먼저 광주요 그룹의 한식 레스토랑 가온이다. 미쉐린 가이드의 평가는 이렇다. “여백의 미를 느낄 수 있는 실내 공간과 광주요에서 제작한 식기와 도자기에 제공되는 품격 있고 수준 높은 코스 요리는 가온이 보여주고자 하는 한식의 우아함과 멋스러움을 잘 표현하고 있다. 정성스럽게 준비하는 마음과 소담스러운 담음새에서 가온의 아름다운 한식에 대한 이해가 고스란히 보여진다. 별실 공간으로 구성된 레스토랑 구조는 각종 모임이나 비즈니스 식사를 하기에 적합하다.”
이에 반해 헤일러의 평점은 13점(만점 20점)으로 그가 평가한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중 최하위다. “식사는 사과와 설탕, 레몬을 곁들인 미나리즙으로 시작.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냥 일반적인 허브 주스였다. 몇점을 줘야할지 모르겠다. 그 다음은 전채요리. 매실주로 양념한 토마토, 구운 문어, 채소, 그리고 소고기 롤. 토마토는 합리적인 맛이었다. 매실장아찌가 곁들여진 채소 가니쉬는 질이 괜찮았다. 문어는 매운 소스와 함께 나왔다. 하지만 슬프게도 너무 질겼다. 소고기 롤은 즐길만 했다.누가 이 음식점에 별 3개를 주겠다고 했을까.” 다음은 신라호텔 한식당 라연이다. 미쉐린 가이드는 이렇게 평가했다. “품격 있는 한식 정찬을 소개하는 라연은 전통 한식을 현대적인 조리법으로 세련되게 표현해낸다. 전망 좋은 신라호텔 23층에 위치하고 있어 시원한 남산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고, 한국의 전통문양을 활용한 기품 있는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우아하고 편안한 식사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구비된 고급 식기와 백자를 형상화한 그릇은 레스토랑이 지향하고자 하는 또 다른 차원의 섬세함을 잘 보여준다.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메뉴에 와인을 조합하여 즐길 수 있으며, 요구하지 않아도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서비스 또한 라연의 매력이다.”
앤디 해일러의 점수는 14점에 그쳤다. 밤 수프와 키조개 샐러드 등의 평가는 나쁘지 않았지만 생선요리와 디저트 등의 요리는 낮은 점수에 머물렀다. 이를 두고 요식업계에선 한국 등 아시아 문화에 무지한 서양 비평가가 편견을 갖고 평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허재인 GBB키친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해일러의 한식에 대한 이해가 편협하다고 했다. 해일러가 “한식 소스 중에는 오랜시간 걸려 요리하는 소스가 없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 그는 “된장이나 고추장같은 한식 소스는 많은 시간이 걸리고,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반면 일부 요식업 전문가는 식재료의 수준이 부족하다는 해일러의 지적에 대해 동의하기도 한다. 땅이 좁아 산지와의 거리가 가까운데도 신선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고 새로운 식재료를 찾는 데도 노력을 덜 기울인다는 것이다.
미쉐린 가이드의 한계에 대한 지적들도 많다. 황교익 맛칼럼니스트는 지난해 미쉐린 가이드 서울편 발간 뒤 “식당이 왜 선정됐는지를 비밀로 하기 때문에 논평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FARM 에디터 강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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