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잘나가는 IT 기업 비결은 '마케팅 무한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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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된 마케팅 그로스 해킹
션 엘리스·모건 브라운 지음 / 이영구·이영래 옮김 / 골든어페어 / 446쪽 / 1만9000원
션 엘리스·모건 브라운 지음 / 이영구·이영래 옮김 / 골든어페어 / 446쪽 / 1만9000원
미국 인터넷기술 기업 비트토렌트는 개인 간 파일 공유 프로그램 ‘토렌트’를 개발했다. 토렌트는 드라마나 영화 등을 손쉽게 내려받으려는 인터넷 사용자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웬만큼 덩치가 커진 2012년 여지없이 성장 정체기가 찾아왔다.
비트토렌트는 사용자 행태에 관한 데이터를 분석해봤다.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을 무료로 쓰는 이들이 유료인 프로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마케팅팀이 설문조사로 이유를 물었다. ‘유료 버전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다’는 답이 많았다. 제품팀은 앱 홈화면에 업그레이드를 권하는 버튼을 추가했다. 비용과 시간이 거의 들지 않았지만 이 간단한 변화로 하루 수익이 92% 늘었다.
여전히 프로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지 않는 이용자도 있었다. 다시 설문했다. 이용자들은 토렌트 앱을 자주 쓰면 스마트폰의 배터리가 빠르게 닳는 것을 곤란해하고 있었다. 엔지니어들이 곧바로 아이디어를 냈다. 배터리 양이 35% 이하로 떨어지면 앱이 자동으로 백그라운드 파일 전송을 중단시키는 기능을 프로 버전에 추가하자는 것이었다. 이들은 파일을 받던 무료 이용자의 배터리 양이 35%를 밑돌 때 이 기능을 소개하며 곧장 프로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했다. 그러자 회사 수익이 47% 늘어났다.
미국 마케팅 전문가 션 엘리스와 모건 브라운이 쓴 《진화된 마케팅 그로스 해킹》에 소개된 성공적인 그로스 해킹 사례다. ‘그로스 해킹(growth hacking)’이란 고객이 어떻게 행동하는지와 관련한 데이터로부터 간단하지만 핵심적인 아이디어를 빠르게 도출하고 신속한 실험을 통해 검증, 평가한 뒤 제품이나 서비스에 반영하는 일련의 절차를 말한다. 션이 2010년 처음 쓴 개념이다.
어찌 보면 특이할 것이 없다. 하지만 대부분 기업은 이런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 각기 다른 사업단위가 서로 정보를 공유하거나 협력하지 않기 때문이다. 엔지니어와 제품 디자이너는 고객의 니즈와 욕구를 만족시킬 방법을 구현해낼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고객의 니즈와 욕구가 대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힘들게 아이디어를 내도 실험과 적용은 하세월이다.
이 책은 그로스 해킹 기법 도입을 위한 실용서다. 그로스 해킹팀 구성 요령부터 절차까지 알려준다. 저자는 부서와 권한을 따지지 않고 협력하는 그로스 해킹팀을 꾸리라고 제안한다. 제품을 만드는 일과 제품에 넣을 기능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제품 매니저, 제품 기능이나 모바일 화면, 웹페이지 등의 변화를 실험할 소스코드를 생성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마케팅 전문가,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실험 아이디어로 이어지게 할 데이터 분석가, 제품 디자이너 등이 팀에 필요하다.
그로스 해킹의 본질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한 끊임없는 실험이다. ‘데이터 분석과 식견 정리→아이디어 도출→실험의 우선순위 결정→실험 진행→결과 검토와 다음 단계 결정’ 이 다섯 단계를 끊임없이 순환시키는 것이다. 실험 대상은 제품의 기능, 마케팅 문구나 웹사이트 페이지, 모바일 앱의 화면 변화, 새로운 마케팅 기법 등 모든 것이 될 수 있다.
비즈니스 방법론에 대한 실용서답게 풍부한 사례 분석이 강점이다. 드롭박스와 트위터,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등 많은 기업이 어떤 고민을 했고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상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비트토렌트는 사용자 행태에 관한 데이터를 분석해봤다.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을 무료로 쓰는 이들이 유료인 프로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마케팅팀이 설문조사로 이유를 물었다. ‘유료 버전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다’는 답이 많았다. 제품팀은 앱 홈화면에 업그레이드를 권하는 버튼을 추가했다. 비용과 시간이 거의 들지 않았지만 이 간단한 변화로 하루 수익이 92% 늘었다.
여전히 프로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지 않는 이용자도 있었다. 다시 설문했다. 이용자들은 토렌트 앱을 자주 쓰면 스마트폰의 배터리가 빠르게 닳는 것을 곤란해하고 있었다. 엔지니어들이 곧바로 아이디어를 냈다. 배터리 양이 35% 이하로 떨어지면 앱이 자동으로 백그라운드 파일 전송을 중단시키는 기능을 프로 버전에 추가하자는 것이었다. 이들은 파일을 받던 무료 이용자의 배터리 양이 35%를 밑돌 때 이 기능을 소개하며 곧장 프로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했다. 그러자 회사 수익이 47% 늘어났다.
미국 마케팅 전문가 션 엘리스와 모건 브라운이 쓴 《진화된 마케팅 그로스 해킹》에 소개된 성공적인 그로스 해킹 사례다. ‘그로스 해킹(growth hacking)’이란 고객이 어떻게 행동하는지와 관련한 데이터로부터 간단하지만 핵심적인 아이디어를 빠르게 도출하고 신속한 실험을 통해 검증, 평가한 뒤 제품이나 서비스에 반영하는 일련의 절차를 말한다. 션이 2010년 처음 쓴 개념이다.
어찌 보면 특이할 것이 없다. 하지만 대부분 기업은 이런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 각기 다른 사업단위가 서로 정보를 공유하거나 협력하지 않기 때문이다. 엔지니어와 제품 디자이너는 고객의 니즈와 욕구를 만족시킬 방법을 구현해낼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고객의 니즈와 욕구가 대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힘들게 아이디어를 내도 실험과 적용은 하세월이다.
이 책은 그로스 해킹 기법 도입을 위한 실용서다. 그로스 해킹팀 구성 요령부터 절차까지 알려준다. 저자는 부서와 권한을 따지지 않고 협력하는 그로스 해킹팀을 꾸리라고 제안한다. 제품을 만드는 일과 제품에 넣을 기능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제품 매니저, 제품 기능이나 모바일 화면, 웹페이지 등의 변화를 실험할 소스코드를 생성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마케팅 전문가,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실험 아이디어로 이어지게 할 데이터 분석가, 제품 디자이너 등이 팀에 필요하다.
그로스 해킹의 본질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한 끊임없는 실험이다. ‘데이터 분석과 식견 정리→아이디어 도출→실험의 우선순위 결정→실험 진행→결과 검토와 다음 단계 결정’ 이 다섯 단계를 끊임없이 순환시키는 것이다. 실험 대상은 제품의 기능, 마케팅 문구나 웹사이트 페이지, 모바일 앱의 화면 변화, 새로운 마케팅 기법 등 모든 것이 될 수 있다.
비즈니스 방법론에 대한 실용서답게 풍부한 사례 분석이 강점이다. 드롭박스와 트위터,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등 많은 기업이 어떤 고민을 했고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상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