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영업이익률 46% 돌파…하루 406억씩 벌었다
SK하이닉스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등에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도체 가격이 치솟은 가운데 생산기술 미세화와 공정 혁신을 통해 원가를 꾸준히 떨어뜨린 것이 결실을 맺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6일 매출 8조1001억원에 영업이익 3조7371억원의 3분기 영업이익(연결 기준)을 공시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21%, 영업이익은 23% 늘어난 것으로 영업이익률은 46.1%에 이르렀다. SK하이닉스가 매출 8조원, 영업이익률 46%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년 동안 5배 뛴 영업이익

이날 실적발표회에서 이석희 SK하이닉스 경영지원총괄 사장은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수요 증가세가 가팔랐다”며 “전 분기와 비교해 D램은 17%, 낸드플래시는 16% 출하량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평균 판매가격은 D램이 전 분기 대비 6% 올랐으며, 낸드플래시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고용량 스마트폰 관련 제품 출하가 늘며 3% 떨어졌다.

특히 수익률 상승폭을 눈여겨볼 만하다. 작년 3분기와 대비해 매출이 90.8% 늘어나는 동안 영업이익은 5배 이상 뛰었다. D램 가격(DDR4 4Gb 기준)이 1.50달러에서 3.25달러로, 낸드값(128Gb MLC 기준)은 3.75달러에서 5.60달러로 오른 결과다. 일반적으로 동일한 사양의 반도체값은 시간이 갈수록 떨어진다. 공정 미세화가 진전되면서 웨이퍼 하나에 만들 수 있는 메모리 반도체 수가 늘고, 그만큼 반도체 하나당 생산원가는 떨어지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도 4분기부터 18나노미터(㎚) 수준의 D램 양산에 나서는 등 생산원가를 계속 떨어뜨리고 있다.

하지만 수요 강세로 D램 가격은 계속 오르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스마트폰의 저장용량이 갈수록 늘어나는 가운데 최신 제품의 안면 인식 등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도 과거보다 많은 메모리 반도체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센터 투자도 늘고 있다”며 “20%대 초반으로 예상됐던 올해 D램 수요 증가율 예상치를 20%대 중반으로 상향 조정하는 등 수요 강세가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고 말했다.

◆빠른 추격의 결과

SK하이닉스는 이날 4분기부터 72단 3차원(3D) 낸드를 양산한다고 밝혔다. 연초부터 64단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90단 이상의 제품을 만든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72단 제품 양산 시점은 예상보다 이른 것으로 삼성전자와의 기술격차가 6개월 안팎까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2015년 말부터 생산하고 있던 48단 3D 낸드를 SK하이닉스가 작년 12월 생산한다고 발표했을 때만 해도 양사의 기술격차는 1년 가까이 벌어진 것으로 보였다.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의 강점으로 빠른 추격 속도를 들고 있다. 제품 개발과 공정 개선 등에서 꾸준한 성과를 거두면서 2000년대 들어 10년 넘게 벌어진 ‘반도체 치킨게임’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2010년 이전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사업부와 비교해 절반 정도에 불과했던 영업이익률이 80% 수준에 다다른 것도 끊임없는 수익성 개선의 결과다.

다만 영업이익의 90%를 차지하는 D램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개선할 부분으로 지적된다.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는 영업이익의 60%가 D램이고 나머지는 낸드다.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에 대규모 3D 낸드 공장을 짓고 있으며 낸드가 강한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도 베인캐피털 등과 함께 공동으로 인수했다.

SK하이닉스의 실적 상승세는 내년 말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강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말 본격 양산에 나서는 중국 업체들도 시장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여서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가 4분기에 4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