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마약·폭력 50% 이상↑
본격적인 고령사회에 접어들며 ‘노인 범죄’도 급증세다. 신체적으로 젊고 건강한 노인들이 정서적 관계에서 소외되고 빈곤을 겪으며 범죄 가해자나 피해자가 되는 양상이다.
한국경찰학회가 26일 충남 아산시 경찰교육원에서 연 ‘제1회 범죄 및 경찰학술대회’에 따르면 만 61세 이상 노인 범죄는 2012년 말 12만5012건에서 2015년 말 17만904건으로 36.7%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범죄가 2.8%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큰 폭 상승이다.
의료 발달로 ‘젊은 노인’ 인구가 늘면서 범죄가 강력화·흉포화하는 경향도 두드러진다. 2011년 말과 비교해 2015년 말 기준 성폭력은 102.8% 급증했다. △방화 75.3% △마약 62.2% △폭력 53.5% △살인 29.8% 등도 크게 늘었다. 노인 강력범죄는 재범률이 높다는 점도 특징이다. 2015년 말 기준 노인 강력범죄의 재범자 비중은 56.5%에 달한다. 연구를 수행한 장일식 군산경찰서 경위는 “사회 적응력이 떨어지는 노인 범죄자의 경우 출소 뒤 교도소 생활로 회귀하려는 양상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노인 피해자도 증가세다. 2011년 말 기준 전체 범죄 피해자의 8.6%였던 61세 이상 비율은 2015년 말 10.3%로 높아졌다. 성폭력의 경우 최근 5년간 전체 피해자가 9.2% 늘어나는 동안 61세 이상은 77.4%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15세 이하 피해자가 10.6%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장 경위는 “청소년 성범죄는 사회적 공분을 사며 적극적인 예방 정책이 추진된 반면 노인 성범죄는 관심 대상에서 소외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