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오는 31일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사회 의장과 최고경영자(CEO)를 분리하고 이사회 역할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전자 계열사의 전략 및 인사를 총괄하는 사장급 조직도 신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삼성 계열사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1일 이사회에서 사장단 인사를 논의한 뒤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연말이 아니라 10월에 조기 사장단 인사를 하는 것은 그룹 내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진 1994년 이후 23년 만이다. 삼성전자 이사회가 사장단 인사안을 사전에 보고받는 첫 사례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이 같은 방식의 사장단 인사를 정례화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전자 계열사의 전략 및 인사를 총괄하는 사장급 조직도 새로 만든다. 이사회의 중장기 전략 기능을 지원하기 위한 포석이다. 이사회에 대한 주주들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권오현 부회장이 맡고 있는 CEO와 이사회 의장직은 분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동안 거수기 역할만 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삼성전자 이사회의 위상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중이 담겼다는 분석이다.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가 맡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장단 인사 후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을 단행한다.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그룹 주력 계열사도 시차를 두고 삼성전자와 비슷한 인사·조직 개편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 관계자는 “지난 58년간 미래전략실 같은 컨트롤타워를 중심으로 꾸려온 삼성그룹의 경영 전략이 이사회 중심으로 바뀌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이사회 중심 경영은 재계에 일반화된 총수 중심 경영 관행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