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피해주 '기지개'… 본격 상승의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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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일시적 반등"에 무게
화장품·여행·항공·엔터 등 중국소비주 연일 강세
중국 관계 개선 메시지 '훈풍'
외국인은 발빠른 차익 실현
"아직 실적 대비 고평가" 지적도
화장품·여행·항공·엔터 등 중국소비주 연일 강세
중국 관계 개선 메시지 '훈풍'
외국인은 발빠른 차익 실현
"아직 실적 대비 고평가" 지적도
화장품 여행 항공 엔터테인먼트 등 ‘중국 소비주’가 연일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갈등으로 작년 7월 이후 얼어붙었던 한·중 관계에 최근 해빙 조짐이 나타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어서다. 하지만 아직까지 양국 갈등의 근본적인 해소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실적 전망이 밝지 않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이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화장품·면세점 상승폭 커
화장품업종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은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3500원(1.10%) 하락한 31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하락했지만 지난 13일 한·중 통화스와프 만기 연장을 계기로 해빙 분위기가 확산한 이후 약 25% 올랐다. 석 달 만에 30만원대도 회복했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은 22.3% 올랐고 한국화장품(34.1%) 에이블씨엔씨(17.8%) 코스맥스(13.4%) 한국콜마(11.9%) 등도 급등했다. 그동안 주가 조정폭이 컸던 데다 지난 24일 LG생활건강이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발표한 것이 업종 전반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최근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이트인 시트립에 한국 여행 상품이 다시 등장했다는 소식과 중국 외교부가 관계 개선을 바란다고 언급한 것도 훈풍을 불어 넣었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에 크게 의존해온 면세점 여행사 항공사 등도 대부분 올랐다.
면세점업계를 대표하는 호텔신라(20.9%)와 신세계(19.9%), 카지노주인 파라다이스(20.5%) GKL(15.1%)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엔터테인먼트업종 중엔 에스엠이 9.8% 올랐고, 항공주인 아시아나항공은 7.2% 상승했다. 중국 매출 비중이 약 60%를 차지하는 오리온은 6.9% 상승했다.
전경대 맥쿼리투신운용 액티브운용팀장은 “낙폭이 컸던 화장품 면세점업종을 중심으로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기관투자가들이 비중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추격 매수는 자제해야”
증권가에선 사드 피해주들의 상승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양해정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여행 호텔은 글로벌 경기회복이 나타나지 않던 저성장(디플레이션) 시기에 중국인 관광객에 기댄 차별화된 성장으로 프리미엄을 받던 업종들”이라며 “수출이 증가하고 정보기술(IT)주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성장 프리미엄을 당시처럼 높게 부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
실적 전망도 아직은 어둡다는 평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영업이익이 1047억원으로 작년보다 37.5% 줄어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3개월 전보다 32.5% 줄어든 수치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고평가돼있다는 분석도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37.4배로 미국 P&G(19.6배), 에스티로더컴퍼니(25.2배), 프랑스 로레알(28.9배) 등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틀간 아모레퍼시픽 주식 636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했다. 호텔신라와 파라다이스의 PER도 44.5배, 79.1배에 달한다. 최근의 주가 상승세가 IT 금융 철강 등으로 쏠렸던 수급이 제자리를 찾는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중국 소비주 반등을 계기로 내수주에 온기가 돌면서 순환매 분위기가 형성된 것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한쪽으로 몰렸던 수급이 확산되면서 코스피지수가 한 단계 뛰어오르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중국 소비주가 최악의 국면은 벗어난 것으로 판단한다”며 “결국은 실적이 뒷받침돼야 장기적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화장품·면세점 상승폭 커
화장품업종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은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3500원(1.10%) 하락한 31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하락했지만 지난 13일 한·중 통화스와프 만기 연장을 계기로 해빙 분위기가 확산한 이후 약 25% 올랐다. 석 달 만에 30만원대도 회복했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은 22.3% 올랐고 한국화장품(34.1%) 에이블씨엔씨(17.8%) 코스맥스(13.4%) 한국콜마(11.9%) 등도 급등했다. 그동안 주가 조정폭이 컸던 데다 지난 24일 LG생활건강이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발표한 것이 업종 전반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최근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이트인 시트립에 한국 여행 상품이 다시 등장했다는 소식과 중국 외교부가 관계 개선을 바란다고 언급한 것도 훈풍을 불어 넣었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에 크게 의존해온 면세점 여행사 항공사 등도 대부분 올랐다.
면세점업계를 대표하는 호텔신라(20.9%)와 신세계(19.9%), 카지노주인 파라다이스(20.5%) GKL(15.1%)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엔터테인먼트업종 중엔 에스엠이 9.8% 올랐고, 항공주인 아시아나항공은 7.2% 상승했다. 중국 매출 비중이 약 60%를 차지하는 오리온은 6.9% 상승했다.
전경대 맥쿼리투신운용 액티브운용팀장은 “낙폭이 컸던 화장품 면세점업종을 중심으로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기관투자가들이 비중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추격 매수는 자제해야”
증권가에선 사드 피해주들의 상승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양해정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여행 호텔은 글로벌 경기회복이 나타나지 않던 저성장(디플레이션) 시기에 중국인 관광객에 기댄 차별화된 성장으로 프리미엄을 받던 업종들”이라며 “수출이 증가하고 정보기술(IT)주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성장 프리미엄을 당시처럼 높게 부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
실적 전망도 아직은 어둡다는 평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영업이익이 1047억원으로 작년보다 37.5% 줄어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3개월 전보다 32.5% 줄어든 수치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고평가돼있다는 분석도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37.4배로 미국 P&G(19.6배), 에스티로더컴퍼니(25.2배), 프랑스 로레알(28.9배) 등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틀간 아모레퍼시픽 주식 636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했다. 호텔신라와 파라다이스의 PER도 44.5배, 79.1배에 달한다. 최근의 주가 상승세가 IT 금융 철강 등으로 쏠렸던 수급이 제자리를 찾는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중국 소비주 반등을 계기로 내수주에 온기가 돌면서 순환매 분위기가 형성된 것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한쪽으로 몰렸던 수급이 확산되면서 코스피지수가 한 단계 뛰어오르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중국 소비주가 최악의 국면은 벗어난 것으로 판단한다”며 “결국은 실적이 뒷받침돼야 장기적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