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베저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와 구글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등 세 명은 실적 발표 직후 86억달러(약 9조7000억원)를 벌었다.”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등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이 2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마감 직후 예상을 뛰어넘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시간 외 거래에서 알파벳과 아마존 주가가 다시 1000달러를 돌파하자 미국 CNBC방송은 이렇게 보도했다.

주춤하던 기술주 상승세가 실적을 바탕으로 다시 불붙고 있다. 베저스 아마존 CEO도 세계 최고 부자인 빌 게이츠 MS 창업자를 추월할 태세다.
아마존 '깜짝 실적'… 베저스, 빌 게이츠 제치고 '최고 갑부' 등극
◆줄줄이 ‘어닝 서프라이즈’

IT기업들은 미국의 경기 호조 영향뿐 아니라 확대되는 전자상거래와 모바일 광고 시장, 급성장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기반으로 뛰어난 실적을 쏟아냈다.

아마존의 3분기 매출은 437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4% 늘었다. 지난 7월 프라임데이 행사 등에 힘입어 시장 예상치인 421억4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아마존은 쇼핑 성수기인 4분기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3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마존의 3분기 순이익도 2억5000만달러로 예상보다 많았다. 당초 시장에선 아마존이 물류창고 및 인력 확대에 많은 투자를 했다며 손실 가능성을 우려했다. 아마존 임직원은 6월 말 38만2400명에서 석 달 만에 54만1900명(홀푸드 8만7000명 포함)으로 급증했다.

알파벳은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277억달러 매출과 33% 늘어난 67억3000만달러 순이익을 올렸다. 모바일 광고 실적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였다. MS는 클라우드 수요가 늘면서 3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12% 증가한 245억4900만달러, 순이익은 16% 늘어난 65억8000만달러를 올렸다. 인텔은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 증가한 161억달러, 순이익은 34% 늘어난 45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의 기여다.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1위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매출이 1년 전보다 41.9% 증가한 45억8000만달러에 달했다. MS의 인텔리전트 클라우드사업부 매출은 69억달러를 기록했다. MS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올해 처음 연간 매출 2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도 클라우드 사업 호조 등에 힘입어 비광고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베저스, 게이츠 다시 추월

아마존 주가는 이날 0.05% 내렸다. 하지만 실적 발표 직후 시간 외 거래에서 7.67% 급등한 1046.10달러(현지시간 오후 8시 기준)를 기록했다.

구글도 마찬가지다. 정규장에서 0.08% 내린 구글은 시간 외 거래에서 2.92% 오른 1001.00달러로 다시 1000달러 벽을 돌파했다. MS와 인텔도 각각 시간 외 거래에서 4.55%, 2.18% 상승했다.

아마존은 시간 외 거래에서 한때 8.5%까지 올랐다. 아마존 주식 17%를 보유한 베저스 CEO는 게이츠 MS 창업자를 넘어 다시 세계 최고 부자 자리를 노리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상승폭(8.5%)을 기준으로 베저스의 재산이 66억달러 증가한 891억달러에 달해 880억달러인 게이츠보다 많다고 전했다. 베저스는 7월에도 장중 가격 기준으로 한때 게이츠를 앞섰다.

MS 주가도 올랐지만 게이츠 창업자는 MS 주식 7억 주를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에 기부하고 지분 1.3%만 갖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게이츠는 이날 3억4000만달러를 벌었다. 블룸버그통신은 게이츠가 기부하지 않았다면 재산이 15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페이지 알파벳 CEO의 재산은 12억달러 늘어난 505억달러, 브린 알파벳 사장은 11억5000만달러 증가한 493억5000만달러로 추정됐다.

다음은 724억달러 재산을 보유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의 차례다. 페이스북은 오는 11월1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