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박근혜 정부 국가정보원과 국군의 정치공작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몸통’에 해당하는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을 줄줄이 소환한다.

의혹의 핵심인물들인 만큼 이번 조사가 국정원 및 국군 사이버사령부에 대한 수사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은 다음주 김 전 장관과 우 전 수석을 비롯해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 등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국군 사이버사 정치개입 의혹 사건은 수사가 상당히 진척된 상황이다. 지난 11일 2011~2014년 사이버사령부를 지휘한 연제욱·옥도경 전 사령관을 소환 조사했고, 이튿날 임관빈 전 국방부 국방정책실장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세 사람의 자택을 압수수색 하고 휴대폰, 전산자료, 개인 문서 등을 확보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김 전 장관이 사이버사 활동을 구체적으로 보고받고 관여했다는 진술과 증거를 상당수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으로 여러 차례 검찰 수사를 받은 우 전 수석도 다시 검찰에 불려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는 문화예술인 지원 배제 명단(블랙리스트) 의혹 때문이다.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 조사 과정에서 우 전 수석의 지시를 계기로 국정원이 문화체육관광부와 공조 체제를 갖추고 블랙리스트를 관리하게 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혹에 연루된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도 우 전 수석의 소환을 전후해 검찰에 불려나올 전망이다. 최 전 차장이 사찰을 지시 또는 묵인하거나 결과를 보고받았다는 이유로, 검사 출신인 최 전 차장은 우 전 수석과 서울대 법대 동기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