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양국이 다음달 베트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나오면서 그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악화된 양국 관계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7월 독일 베를린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의 '편리한 시기' 중국 방문에 원칙적인 공감대를 이룬 바 있다. 양국이 정상회담을 통해 관계 정상화를 이끌어낸다면 북핵 문제 해결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드 갈등 해소가 선결과제다. 몇몇 징후가 포착된다. 지난 13일 양국 간 통화스와프가 연장된 것을 비롯해 중국 여행사의 한국 단체관광 상품 판매도 제한적이나마 7개월 만에 족쇄가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25일 공산당 총서기로 연임 확정된 시 주석에게 축전을 보내 "가까운 시일 내에 만나자"며 관계 복원 의지를 거듭 밝혔다. 외교부는 양국 정상이 이미 회담을 갖기로 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외교 채널을 통해 협의 중이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따라서 청와대도 이르면 이번주 안에 정상회담 개최 전제조건으로 인식되는 사드 문제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두 나라 모두 핵심 사안인 사드에 대한 입장 변화가 없어 마냥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만약 APEC 정상회의 기간에 한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사드 문제는 의제에서 제외할 수도 있다. 이 경우에도 양국 갈등의 핵심인 사드 불씨를 외면한하는 점에서 미봉책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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