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찾아온 베트남 총리 "태광비나, 국민기업으로 키워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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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관계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태광비나
국내 1호 베트남 진출기업
사내 병원·유치원·마트 등 둘러봐
"태광은 가장 모범적인 기업"
끊임없는 현지화로 신발사업 확장
1000만달러 들여 기술대학 설립
"100년 계획에는 사람 심는다"
호텔·관광 등 서비스 인력 양성
뚝심 앞세워 베트남 성공신화
국내 1호 베트남 진출기업
사내 병원·유치원·마트 등 둘러봐
"태광은 가장 모범적인 기업"
끊임없는 현지화로 신발사업 확장
1000만달러 들여 기술대학 설립
"100년 계획에는 사람 심는다"
호텔·관광 등 서비스 인력 양성
뚝심 앞세워 베트남 성공신화
지난 28일(현지시간) 베트남 호찌민 인근 동나이성에 있는 태광실업의 현지 신발공장 태광비나에 ‘귀한 손님’이 방문했다.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가 박연차 태광실업그룹 회장을 만나기 위해 직접 공장을 찾은 것이다. 베트남 총리가 외국 투자기업을 방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푹 총리가 태광비나를 찾은 것은 태광비나가 노사관계 대표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것을 축하하고 격려하기 위해서였다. 1000만달러를 기부해 ‘태광 푸꾸옥 기술전문대’를 설립하는 등 베트남 미래 인재 육성에 앞장선 공로도 인정받았다. 이날 푹 총리는 공장에 조성된 태광 유치원, 사내 병원, 직원 전용마트 등 임직원 복지시설을 둘러본 뒤 “태광비나는 5만 명 이상의 고용 창출은 물론 훌륭한 노사관계를 가꿔오는 등 베트남 투자 기업 중 가장 모범적인 기업”이라며 “앞으로 베트남의 국민 기업으로 성장해 달라”고 당부했다.
◆‘함께 멀리’ 가는 기업
박 회장의 베트남 애정은 남다르다. 그는 1994년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베트남에 진출했다. 당시 국내 신발산업은 비싼 인건비로 위기였다. 주변에선 신발이 사양산업이라며 해외 진출을 만류했다. 박 회장은 “사양기업은 있어도 사양산업은 없다”며 도전했다. 사람은 누구나 죽을 때까지 신발을 신고, 형편이 나아질수록 신는 신발도 많아지기 때문에 신발사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태광실업은 베트남 투자기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힐 정도로 성장했다. 2009년 제2공장인 베트남목바이, 2016년 제3공장인 껀터공장을 설립했다. 베트남 정부로부터 우수 외국투자기업으로 선정됐고, 베트남 친선훈장(2003년)과 노동훈장(2014년)을 받는 등 국빈 대접을 받았다.
태광실업이 베트남에서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현지화’ 노력 덕분이다. 베트남 진출 기업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기도 하다. 박 회장은 ‘한국 관리자와 현지 생산인력은 한 가족’이라는 경영방침을 내세웠다. 생산라인에 현지인 관리자를 전면 배치했다. 생산라인 조·반장 가운데 현지인 관리자 비중이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현지인 직원 사이에서 ‘내 회사’라는 인식과 함께 책임감이 생겼다. 이들에 대한 교육과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현지인 출신 임원을 16명이나 배출했다.
맞춤형 사내 복지도 대폭 강화했다. 태광비나 직원의 대부분은 20~30대 젊은 여성들이다. 이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도록 사업장 내에 유치원, 병원, 직원 전용마트 등 복지시설을 짓도록 했다. 2000년 22만달러를 들여 400명 규모의 안빈유치원을 건립했고, 지난해 200만달러를 투자해 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태광 유치원을 추가로 건립했다. 아이 한 명을 맡길 때마다 매달 들어가는 비용 약 180만동(약 9만원) 중 약 40%인 70만동은 회사에서 지원한다.
회사에 사내병원도 건립했다. 베트남에서 사내에 1차 의료기관을 설치한 회사는 태광비나가 유일하다. 의사, 간호사 50여 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외부 의료기관보다 20~30% 저렴한 가격에 진료를 받을 수 있다. 220여 개의 생필품을 취급하는 직원 전용마트는 외부 시장 가격보다 10~20% 저렴하다.
◆“100년의 계획에는 사람을 심는다”
박 회장은 “1년의 계획에는 곡식을 심고, 10년의 계획에는 나무를 심으며, 100년의 계획에는 사람을 심는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곤 한다. 그만큼 사람을 키우는 교육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한국·베트남 수교 25주년을 기념해 1000만달러를 들여 베트남 남부 끼엔장성 푸꾸옥 섬에 태광 푸꾸옥 기술전문대를 설립한 이유다.
지난 27일에는 푸꾸옥 섬에서 박 회장을 비롯해 내외빈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학교 기증식 및 개교식이 열렸다. 호텔경영학과, 조리학과, 관광가이드학과, 리셉션학과, 숙박관리학과 등 5개 학과를 2년제로 운영해 매년 총 350명의 서비스 전문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학교 부지는 약 8만㎡ 규모로 건물은 크게 강의동, 호텔, 기숙사 등이 있다. 39개 객실과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3성급 호텔도 함께 들어서 졸업생 중 일부는 곧바로 취업이 가능할 전망이다. 휴양지인 푸꾸옥 섬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지역이다. 섬 이름은 ‘부국(富國)’이라는 의미다. 베트남 정부는 푸꾸옥 섬을 아시아 최고의 휴양지로 만들기 위해 최고급 호텔, 리조트 등을 건립하고 있다.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바로 현장에 투입돼 베트남 관광산업의 핵심 인력으로 일한다.
박 회장은 “‘지역사회와 함께, 종업원과 함께 발전하는 기업’이 태광실업그룹의 창업정신”이라며 “베트남 현지 종업원에게 최고의 복지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지역사회 발전에도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푹 총리가 태광비나를 찾은 것은 태광비나가 노사관계 대표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것을 축하하고 격려하기 위해서였다. 1000만달러를 기부해 ‘태광 푸꾸옥 기술전문대’를 설립하는 등 베트남 미래 인재 육성에 앞장선 공로도 인정받았다. 이날 푹 총리는 공장에 조성된 태광 유치원, 사내 병원, 직원 전용마트 등 임직원 복지시설을 둘러본 뒤 “태광비나는 5만 명 이상의 고용 창출은 물론 훌륭한 노사관계를 가꿔오는 등 베트남 투자 기업 중 가장 모범적인 기업”이라며 “앞으로 베트남의 국민 기업으로 성장해 달라”고 당부했다.
◆‘함께 멀리’ 가는 기업
박 회장의 베트남 애정은 남다르다. 그는 1994년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베트남에 진출했다. 당시 국내 신발산업은 비싼 인건비로 위기였다. 주변에선 신발이 사양산업이라며 해외 진출을 만류했다. 박 회장은 “사양기업은 있어도 사양산업은 없다”며 도전했다. 사람은 누구나 죽을 때까지 신발을 신고, 형편이 나아질수록 신는 신발도 많아지기 때문에 신발사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태광실업은 베트남 투자기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힐 정도로 성장했다. 2009년 제2공장인 베트남목바이, 2016년 제3공장인 껀터공장을 설립했다. 베트남 정부로부터 우수 외국투자기업으로 선정됐고, 베트남 친선훈장(2003년)과 노동훈장(2014년)을 받는 등 국빈 대접을 받았다.
태광실업이 베트남에서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현지화’ 노력 덕분이다. 베트남 진출 기업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기도 하다. 박 회장은 ‘한국 관리자와 현지 생산인력은 한 가족’이라는 경영방침을 내세웠다. 생산라인에 현지인 관리자를 전면 배치했다. 생산라인 조·반장 가운데 현지인 관리자 비중이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현지인 직원 사이에서 ‘내 회사’라는 인식과 함께 책임감이 생겼다. 이들에 대한 교육과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현지인 출신 임원을 16명이나 배출했다.
맞춤형 사내 복지도 대폭 강화했다. 태광비나 직원의 대부분은 20~30대 젊은 여성들이다. 이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도록 사업장 내에 유치원, 병원, 직원 전용마트 등 복지시설을 짓도록 했다. 2000년 22만달러를 들여 400명 규모의 안빈유치원을 건립했고, 지난해 200만달러를 투자해 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태광 유치원을 추가로 건립했다. 아이 한 명을 맡길 때마다 매달 들어가는 비용 약 180만동(약 9만원) 중 약 40%인 70만동은 회사에서 지원한다.
회사에 사내병원도 건립했다. 베트남에서 사내에 1차 의료기관을 설치한 회사는 태광비나가 유일하다. 의사, 간호사 50여 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외부 의료기관보다 20~30% 저렴한 가격에 진료를 받을 수 있다. 220여 개의 생필품을 취급하는 직원 전용마트는 외부 시장 가격보다 10~20% 저렴하다.
◆“100년의 계획에는 사람을 심는다”
박 회장은 “1년의 계획에는 곡식을 심고, 10년의 계획에는 나무를 심으며, 100년의 계획에는 사람을 심는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곤 한다. 그만큼 사람을 키우는 교육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한국·베트남 수교 25주년을 기념해 1000만달러를 들여 베트남 남부 끼엔장성 푸꾸옥 섬에 태광 푸꾸옥 기술전문대를 설립한 이유다.
지난 27일에는 푸꾸옥 섬에서 박 회장을 비롯해 내외빈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학교 기증식 및 개교식이 열렸다. 호텔경영학과, 조리학과, 관광가이드학과, 리셉션학과, 숙박관리학과 등 5개 학과를 2년제로 운영해 매년 총 350명의 서비스 전문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학교 부지는 약 8만㎡ 규모로 건물은 크게 강의동, 호텔, 기숙사 등이 있다. 39개 객실과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3성급 호텔도 함께 들어서 졸업생 중 일부는 곧바로 취업이 가능할 전망이다. 휴양지인 푸꾸옥 섬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지역이다. 섬 이름은 ‘부국(富國)’이라는 의미다. 베트남 정부는 푸꾸옥 섬을 아시아 최고의 휴양지로 만들기 위해 최고급 호텔, 리조트 등을 건립하고 있다.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바로 현장에 투입돼 베트남 관광산업의 핵심 인력으로 일한다.
박 회장은 “‘지역사회와 함께, 종업원과 함께 발전하는 기업’이 태광실업그룹의 창업정신”이라며 “베트남 현지 종업원에게 최고의 복지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지역사회 발전에도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