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잡지처럼 재미있는 한국 온라인몰" … 자라·H&M보다 유행 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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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은 '패션 스타트업 둥지'
패션 본고장 뉴욕·파리에도 속속 입성
앤더슨벨·오아이오아이 등 해외 백화점·편집숍서 '완판'
동대문서 소규모 주문 제작…유행 재빨리 반영 인기몰이
"한국 패션몰 톡톡튀는 개성…화보식 콘텐츠도 쇼핑 매력"
패션 본고장 뉴욕·파리에도 속속 입성
앤더슨벨·오아이오아이 등 해외 백화점·편집숍서 '완판'
동대문서 소규모 주문 제작…유행 재빨리 반영 인기몰이
"한국 패션몰 톡톡튀는 개성…화보식 콘텐츠도 쇼핑 매력"
미국의 고급 백화점 바니스뉴욕은 이달 초 자사 온라인몰에서 ‘요즘 주목받는 브랜드’로 한국의 신생 브랜드 ‘앤더슨벨’을 소개했다. 캘빈클라인의 럭셔리 라인인 ‘캘빈클라인 205W39NYC’, 뉴욕 인기 브랜드 ‘닐리로탄’ 등과 함께 리스트에 올랐다. 앤더슨벨의 주름 스커트 등 10여 개 품목은 이미 품절됐다. 2011년 사업을 시작한 오아이오아이는 올해 초 영국 패션 편집숍 ‘톱숍(Top Shop)’에 입성해 아디다스 타미힐피거 등 글로벌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국내 편집숍과 백화점을 넘어 해외로 진출하는 패션 스타트업(신생업체)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들은 서울 동대문에서 의류를 매입해 판매하거나 원자재를 조달해 의류를 주문제작하는 방식으로 사업한다. 온라인으로 작게 시작해 오프라인 매장을 낸 뒤 해외로 나가는 코스를 밟는다. 스타일난다 난닝구 등 매출 1000억원이 넘는 메가 브랜드도 생겨났다. ◆해외 패션 성지 속속 진출
유행을 민감하게 반영하고 신속하게 제품을 내놓는 한국형 패스트패션이 해외시장에서도 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앤더슨벨은 2014년 창업한 패션 스타트업 스튜어트의 브랜드다. 지난해 매출은 약 100억원. 공동 창업자인 최정희 상무는 “이전에 동대문에서 옷가게를 할 때 유행 변화에 맞춰 발 빠르게 제품을 조달하는 방식을 익혔다”며 “시즌 6~8개월 전 옷을 내놓는 브랜드들과 달리 소비자 수요에 맞춰 즉시 제작한 옷을 판매하는 점이 미국에서 먹혔다”고 말했다.
작년 11월 바니스뉴욕 본점에 입점한 앤더슨벨 매장은 ‘아크네 스튜디오’ ‘알렉산더 왕’ 등 유명 패션 브랜드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작년 바니스뉴욕 입점 후 두 달간 가을·겨울 한 시즌 제품만 약 5억원어치를 판매했다”며 “올해는 해외 매출이 작년보다 두 배 정도 증가했다”고 전했다.
대기업 패션 브랜드도 쉽게 뚫지 못하는 해외 유통업체 입점에 성공한 패션 스타트업은 앤더슨벨이나 오아이오아이뿐만이 아니다. 또 다른 패션 스타트업 벤&데릭의 ‘그래피커스’는 프랑스 파리의 ‘패션 성지’로 불리는 편집숍 콜레트에서 일곱 차례나 내놓은 제품이 다 팔릴 정도로 인기 브랜드가 됐다.
온라인을 통한 패션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은 더 왕성하다. 카페24·메이크샵 등 온라인몰 플랫폼을 통해 개설된 해외 직접판매 패션 쇼핑몰 수만 5만 개가 넘는다. 3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영어 쇼핑몰뿐 아니라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쇼핑몰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한국형 패스트패션 구축
한국 패션 스타트업의 경쟁력으론 △톡톡 튀는 스타일 △속도 △차별화된 온라인 쇼핑 경험 제공 등이 꼽힌다. 과거 한국 패션은 해외 브랜드 디자인을 따라하는 데 주력했지만 최근 등장한 패션 스타트업들은 자신만의 디자인을 내세운다는 게 패션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창업자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옷을 골라 판매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브랜드 콘셉트가 잡히고 취향이 비슷한 소비자가 몰리기 때문에 상품을 골라주는 큐레이션 서비스가 따로 필요없다”고 설명했다.
제조 속도가 빨라 글로벌 제조·직매형(SPA) 브랜드보다 패션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이들의 경쟁력이다. 매일, 매주 신상품이 나온다. 동대문 시장을 통해 소규모 주문제작 생산을 할 수 있어 가능한 일이다. 소비자 반응을 보면서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도 절감된다. 한 달에 두 차례 정도 신상품을 내놓는 대형 SPA 브랜드는 경쟁 상대가 아니다.
‘육육걸즈’는 한 달에 신제품만 400개가량 선보인다. 작년 5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업체는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배 늘었다.
화보식 사진 콘텐츠로 색다른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것도 한국 패션 온라인몰의 특징이다. 패션잡지를 보듯 재밌게 둘러볼 수 있다는 평가다. 다른 옷, 액세서리 등과 다양하게 조합해 스타일을 꾸밀 수 있도록 화보사진뿐 아니라 상세한 설명사진 등 30~50장이 넘는 이미지 콘텐츠가 들어간다. 패션업체 11am 관계자는 “해외 소비자 가운데 온라인에서 한국 패션 브랜드를 접해본 뒤 빠져들어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오는 일도 많다”며 “가로수길 11am 매장 방문객 중 30%가 외국인”이라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국내 편집숍과 백화점을 넘어 해외로 진출하는 패션 스타트업(신생업체)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들은 서울 동대문에서 의류를 매입해 판매하거나 원자재를 조달해 의류를 주문제작하는 방식으로 사업한다. 온라인으로 작게 시작해 오프라인 매장을 낸 뒤 해외로 나가는 코스를 밟는다. 스타일난다 난닝구 등 매출 1000억원이 넘는 메가 브랜드도 생겨났다. ◆해외 패션 성지 속속 진출
유행을 민감하게 반영하고 신속하게 제품을 내놓는 한국형 패스트패션이 해외시장에서도 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앤더슨벨은 2014년 창업한 패션 스타트업 스튜어트의 브랜드다. 지난해 매출은 약 100억원. 공동 창업자인 최정희 상무는 “이전에 동대문에서 옷가게를 할 때 유행 변화에 맞춰 발 빠르게 제품을 조달하는 방식을 익혔다”며 “시즌 6~8개월 전 옷을 내놓는 브랜드들과 달리 소비자 수요에 맞춰 즉시 제작한 옷을 판매하는 점이 미국에서 먹혔다”고 말했다.
작년 11월 바니스뉴욕 본점에 입점한 앤더슨벨 매장은 ‘아크네 스튜디오’ ‘알렉산더 왕’ 등 유명 패션 브랜드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작년 바니스뉴욕 입점 후 두 달간 가을·겨울 한 시즌 제품만 약 5억원어치를 판매했다”며 “올해는 해외 매출이 작년보다 두 배 정도 증가했다”고 전했다.
대기업 패션 브랜드도 쉽게 뚫지 못하는 해외 유통업체 입점에 성공한 패션 스타트업은 앤더슨벨이나 오아이오아이뿐만이 아니다. 또 다른 패션 스타트업 벤&데릭의 ‘그래피커스’는 프랑스 파리의 ‘패션 성지’로 불리는 편집숍 콜레트에서 일곱 차례나 내놓은 제품이 다 팔릴 정도로 인기 브랜드가 됐다.
온라인을 통한 패션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은 더 왕성하다. 카페24·메이크샵 등 온라인몰 플랫폼을 통해 개설된 해외 직접판매 패션 쇼핑몰 수만 5만 개가 넘는다. 3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영어 쇼핑몰뿐 아니라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쇼핑몰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한국형 패스트패션 구축
한국 패션 스타트업의 경쟁력으론 △톡톡 튀는 스타일 △속도 △차별화된 온라인 쇼핑 경험 제공 등이 꼽힌다. 과거 한국 패션은 해외 브랜드 디자인을 따라하는 데 주력했지만 최근 등장한 패션 스타트업들은 자신만의 디자인을 내세운다는 게 패션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창업자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옷을 골라 판매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브랜드 콘셉트가 잡히고 취향이 비슷한 소비자가 몰리기 때문에 상품을 골라주는 큐레이션 서비스가 따로 필요없다”고 설명했다.
제조 속도가 빨라 글로벌 제조·직매형(SPA) 브랜드보다 패션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이들의 경쟁력이다. 매일, 매주 신상품이 나온다. 동대문 시장을 통해 소규모 주문제작 생산을 할 수 있어 가능한 일이다. 소비자 반응을 보면서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도 절감된다. 한 달에 두 차례 정도 신상품을 내놓는 대형 SPA 브랜드는 경쟁 상대가 아니다.
‘육육걸즈’는 한 달에 신제품만 400개가량 선보인다. 작년 5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업체는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배 늘었다.
화보식 사진 콘텐츠로 색다른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것도 한국 패션 온라인몰의 특징이다. 패션잡지를 보듯 재밌게 둘러볼 수 있다는 평가다. 다른 옷, 액세서리 등과 다양하게 조합해 스타일을 꾸밀 수 있도록 화보사진뿐 아니라 상세한 설명사진 등 30~50장이 넘는 이미지 콘텐츠가 들어간다. 패션업체 11am 관계자는 “해외 소비자 가운데 온라인에서 한국 패션 브랜드를 접해본 뒤 빠져들어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오는 일도 많다”며 “가로수길 11am 매장 방문객 중 30%가 외국인”이라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