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30일 “송영무 국방부장관은 정부가 제시하는 방향과 조금 다른 방향을 간다. 박근혜 정부 때나 나온 참수작전을 운운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청와대가 두 외교안보라인의 설전에 ‘엄중 주의’ 조치한 이후 문 특보가 다시 송 장관에 대한 생각을 밝힌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문 특보는 이날 교토대에서 열린 ‘북한 핵문제 및 한국·북한관계와 전망’ 강연 후 참석자와 만남에서 “기본적으로 송 장관과 다른 장관들과는 의견차이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특보는 특히 교토대 강연 후 차를 타고 떠나면서 “송 장관과 당신 중 누가 옳은가”라는 질문에 “당연히 나다. 내가 정부의 입장을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고 교토대 강연 참석자는 전했다.

문 특보는 강연에서 북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일부신문에서 ‘accept(받아들이다)’와 ‘aware(알고있다)’의 차이를 모르는 것 같다. 나는 북핵에 대해서 ‘aware(알자)’고 말하면 신문은 ‘accept(받아들이자)’고 말한다”며 “국어·영어를 못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문 특보는 이어 미국이 이란과의 핵협상만큼 북한의 핵위협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문 특보는 강연에서 “북핵 문제에 대해 접근할 때 우리는 이란 핵협상을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이란 핵 협상 당시 에너지 장관과 국무장관이 19일 동안 같이 협상 논의를 했고, 참고자료가 10만장을 넘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과연 이렇게 열심히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냐고 생각되나.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임락근/배정철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