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이 아시아 지역 산업용 수(水)처리 시장에 진출할 발판을 마련했다.

효성은 가압식 분리막을 적용한 멤브레인 수처리 시스템에 대한 환경부의 환경신기술 인·검증을 획득했다고 30일 발표했다. 멤브레인은 깨끗한 물만 통과시키고 그렇지 않은 물질은 걸러내는 여과막이다.

환경부는 국내에서 최초 개발됐거나 외국에서 도입해 개량한 환경기술 성능과 우수성을 평가해 환경신기술 인증을 부여하고 있다. 효성의 멤브레인 수처리 시스템은 머리카락 굵기의 2000분의 1 정도인 0.03㎛(1㎛=100만분의 1m) 크기의 분리막을 이용해 오염물질과 대장균, 병원성 원생동물 등을 99.99% 이상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이다.

국내 최고 수준인 80LMH(1시간 동안 1㎡의 막 면적에 몇 L의 물이 통과하느냐를 나타내는 단위)의 고유량 운전이 가능해 같은 시간에 더 많은 물을 처리할 수 있다. 깨끗한 물을 얻어내는 정도인 회수율도 97%까지 높였다. 경쟁사 회수율은 95% 내외다. 막을 통과한 뒤 버려지는 배출수를 다시 활용해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분리막을 세정하는 데 재이용함으로써 버려지는 물의 양을 줄이는 등 경제성도 높였다.

효성은 2013년 침지식(물에 담궈 적시는 방식) 멤브레인 수처리시스템에 이어 가압식 멤브레인 수처리시스템까지 환경 신기술 인증을 획득했다. 정수처리, 산업용수, 하수 재이용 등 다양한 수질과 현장에 적합한 분리막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이번 인증으로 해수 담수화, 하·폐수 재이용 등 산업용수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세계 수처리용 분리막 시장은 연간 7조3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효성 물사업 담당 허형우 상무는 “미국과 일본을 비롯해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시장에서 멤브레인 수처리 기술 도입이 늘어나고 있다”며 “효성은 그동안 국내외에서 쌓은 기술력과 운영 기술을 기반으로 아시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