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기대로 글로벌 증시가 동반 상승 랠리를 펼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2500선에 안착했다. 이런 가운데 이미 증시에 발을 담그고 있는 개인투자자들과 달리 랠리에서 소외된 투자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이들은 ‘지금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가 낭패를 보는 거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은 “한·중 기업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어 올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는 달리는 한국과 중국 증시에 올라타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중 증시 추가상승 기대… 제약·바이오주 가장 유망"
한·중 증시, 당분간 더 오른다

한국경제신문이 30일 국내 주요 10개 증권사 PB 18명을 대상으로 코스피지수 2500 돌파 이후 투자전략에 대해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33.3%(6명)는 “앞으로 중국 주식이 가장 유망한 투자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27.7%(5명)는 1순위 투자처로 한국 증시를 지목했다. 반면 “선진국 시장인 미국과 일본에 투자해야 한다”고 답한 PB는 각각 두 명에 그쳤다.

향후 2~3년 동안 가장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투자 대상을 묻는 질문에도 한국과 중국 주식을 꼽은 PB들이 많았다. 각각 38.8%(7명)를 차지했다. 박종진 한국투자증권 압구정지점 PB는 “한국에선 정보기술(IT)업종을 중심으로 올 들어 대폭 늘어난 설비투자 효과가 내년 이후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주가가 올랐다고 막연히 불안해하기보다는 미래를 준비한 기업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투자 유망한 업종으로는 제약·바이오를 꼽은 PB가 44.4%(8명)였다. “올해 상승장에서 소외된 종목이 많은 데다 수년간의 연구개발(R&D) 끝에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한 기업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코스닥시장 전체를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PB는 “증시 상승에 걸림돌이 될 만한 규제를 많이 내놓고 있는 현 정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곳이 코스닥시장”이라며 “정부가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육성 의지를 밝히고 있어 내년엔 올해 유가증권시장과 같이 상승 랠리를 펼칠 수도 있다”고 답했다.

중국 증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PB들은 “중국 정부가 ‘시진핑 2기’를 맞아 부패 청산보다는 경기 부양에 나서면서 중국 증시가 더욱 상승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실었다.

채권 투자는 피해야

증시 부동산 등 자산시장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내년까지 두 번 이상 이뤄질 것”이라고 응답한 의견이 70%를 넘었다. 한국은행이 현재 연 1.25%인 기준금리를 2회 이상 올려 내년 말이면 기준금리가 연 1.75%에 도달할 것이란 의견이 66.6%(12명)로 가장 많았다. 3회 인상을 예측한 의견(1명)도 있었다. 금리가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의견은 없었다.

이에 따라 채권은 가장 피해야 할 투자처로 꼽혔다. 한국 채권 비중을 낮춰야 한다는 PB가 전체의 3분의 1(6명)에 달했다. 올 들어 3조원 넘게 팔린 브라질 채권 투자를 부정적으로 본 PB도 3명(16.6%)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PB는 “수년 동안 이어져 온 채권 강세장은 금리 상승(채권 가격 하락)으로 조만간 끝날 것”이라며 “브라질 채권도 앞으로 표면 이자 수익을 제외한 매매차익을 누리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