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7] "학벌사회 탈출? 졸업생 품질부터 높여라"

“한국이 능력 중심 사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대학교수들이 ‘잘 가르치는 법’을 연구하고 학습의 결과를 고민하는 ‘교수법 혁신’이 선행돼야 합니다.”

왕리빙 유네스코 교육혁신역량개발 국장(사진)은 30일 한국이 학벌 중심 사회에서 탈피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 대학 강단의 혁신을 꼽았다. 아울러 대학 내 최고 학습 담당관(CLO·Cheif Learning Officer)이라는 직책을 신설해 학습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대학 교육의 현실을 제품 생산 과정에 비유했다. 제품 생산을 시작하는 첫 단계(입학)에 많은 공을 들이면서 정작 완제품(졸업)을 만드는 데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왕 국장은 “대학에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소홀히 하다 보니 입학 당시 학벌이 취업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며 “CLO 주도 아래 취업을 위해 불필요하게 투입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도록 교육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일자리 ‘미스매칭’ 현상도 같은 맥락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왕 국장은 “영국은 교수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 교육 성과를 높이고 ‘잘 가르치는 법’과 ‘잘 평가하는 법’을 향상하기 위해 노력하도록 정부가 권장하고 있다”며 “대학이 교육의 질을 높이려 하지 않는다면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를 육성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