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 반도체공장 생산직 노동자 5명 산재 신청
반도체 노동자 인권단체인 '반올림'은 31일 서울 영등포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도체와 전자부품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 악성림프종 등 직업성 질환에 걸린 노동자 5명의 산업재해를 신청했다.

신청자는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반도체 가공공정을 담당했던 30대 여성, 삼성디스플레이 탕정 공장 오퍼레이터였던 30대 여성, SK하이닉스 이천공장에서 일한 50대 여성 등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 엔지니어였던 30대 남성과, 삼성전기 조치원공장에서 일한 40대 여성도 신청자에 포함됐다.

이번 집단 산재 신청은 반올림이 2008년 4월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산재 신청을 시작한 이래로 13번째다.

반올림은 그동안 총 94명에 대한 산재를 신청해 이 가운데 22명이 산재를 인정받았다.

반올림은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재를 인정하지 않은 35명 중 25명이 행정소송을 제기해 10명이 산재 확정판결을 받았다"며 "그동안 공단은 발암물질 등에 충분하게 노출됐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거나 병의 발병원인이 의학적으로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불승인을 남발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대법원은 불승인 이유가 잘못됐음을 지적하며 중요한 판단지침을 제시했다"며 "산재인정 기준을 즉각 개정해 반복적인 직업병 피해에 대해 오랜 조사와 심사를 거치지 않아도 즉각 산재인정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올림은 결성 10주년을 맞아 오는 11월 9일 오전 10시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반올림 10년, 대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16일 오후 7시에는 강남역 인근 반올림 농성장에서 '삼성규탄 문화제'를 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