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 일자리박람회…취준생, 희망은 공기업이지만 현실은 중기

"대기업이 좋다고들 하지만 중소기업도 기술력과 역량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좋은 기업이 많은 것 같아요"
중소기업일자리위원회가 주최하는 '2017 함께성장 중소벤처 일자리박람회'가 3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전시장에서 열렸다.

총 2천명 채용을 목표로 500개 중소벤처기업이 참가한 이번 박람회에는 전역을 앞둔 장병 800여명을 비롯해 청년 구직자 수천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관심있는 기업 부스를 찾아 인사담당자들로부터 취업에 필요한 정보를 듣고 평소 궁금했던 내용을 질문하는 등 열의를 보였다.

내년 2월 전역 예정인 군인 문해인(23) 씨는 재료공학 전공을 살려 취업에 대비하기 위해 금속가공 분야 업체 부스에서 상담을 받았다.

문 씨는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 취업도 고려하고 있다"며 "기술력과 역량 기준으로 좋은 기업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뷰티 분야 기업 부스에서 만난 대학교 4학년 엄수현(22·여) 씨는 "대기업보다 문이 활짝 열려 있는 중소기업이 나름의 메리트가 있는 것 같다"며 "입사할 수 있다면 기꺼이 입사하겠다"고 말했다.

군 복무 중인 김남기(21) 씨는 "처음엔 스펙이 많아야 입사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중소기업이 스펙을 쌓을 수 있는 하나의 기회인 것 같다"고 했다.

일부 구직자는 중소기업의 근무여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충주상고 3학년에 재학 중인 김상철(18) 군은 "중소기업의 근무여건이 일반적으로 안정적이지 않다는 인식이 있어 살짝 꺼려지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어떤 기업이 있는지 살펴보고 진로에 도움이 될 기업을 위주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참가업체들은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열띤 구인활동을 벌였다.

제조업체 신성미네랄 부스에서 기업 설명을 진행하던 직원 차태형 씨는 "박람회는 현장에서 직접 지원자들의 얼굴을 보고 면접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또한 구직자들이 최근 기업에 요구하는 사항들을 파악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중소기업학회가 이날 발표한 '청년이 바라보는 대한민국 중소벤처기업의 위상'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년 구직자들의 중소·벤처기업 취업 선호도는 여전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취업준비생 466명은 취업하고 싶은 직장으로 공공기관(공기업)을 1순위(21%)로 꼽았다.

이어 대기업 20%, 전문직(컨설팅) 14%, 대기업 계열사 9% 순이었고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은 각각 3% 미만이었다.

그러나 응답자들이 현실적으로 취업 가능성이 크다고 꼽은 직장은 중소기업(36.7%)이 1위여서 구직자들의 눈높이와 현실적인 취업 여건 간에 괴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에 취업할 의사가 있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괜찮은 유망기업이 많아서', '취업 성공 확률이 높을 것 같아서', '적성에 맞는 일을 하고 싶어서' 등을 들었다.

반면 중소기업 취업이 꺼려진다고 답한 취업준비생들은 그 이유로 급여, 근무환경, 고용안정성 같은 근무환경이 열악하다는 점을 우선으로 꼽았다.

이정희 한국중소기업학회장은 "중소기업 정보가 부족해서 취업을 고려하지 않는 청년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중소기업 기피 현상을 막기 위해 근무환경 등을 정확히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해당 설문조사는 가톨릭대, 강원대 등 전국 14개 주요 대학 재학생 등 취업준비생 466명을 대상으로 이달 23∼26일 실시됐다.
"탄탄한 중소기업도 많네요"… 500개 중기·벤처, 2천명 채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