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가 산하 아홉 개 공공기관에 대해 직원 선발 전 과정에 ‘블라인드 채용’ 의무 도입을 추진한다. 채용 비리 연루자는 성과급 환수, 해임 파면 등 중징계 외에도 퇴직금을 삭감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중기부는 31일 서울 서초동 한국벤처투자에서 산하 아홉 개 공공기관장 긴급 간담회를 열어 채용비리 근절을 위한 중기부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중기부 산하기관 일곱 곳에서 부정 채용이 발생했고 이 중 여섯 곳에서 39명(2012~2016년)이 부정 채용됐다는 지적과 비판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간담회에는 중소기업진흥공단 기술보증기금 소상공인진흥공단 신용보증재단중앙회 창업진흥원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한국벤처투자 중소기업유통센터 중소기업연구원의 기관장이 참석했다.

발표된 추진계획에 따르면 중기부는 11월 말까지 산하기관 아홉 곳의 채용실태를 특별 점검한다. 33명으로 구성된 점검반을 투입한다. 중기부 감사관실에 ‘채용비리 신고센터’를 상설 기구로 설치·운영하며 제보를 받는다.

비리 연루자 징계도 한층 강화했다. 비리 연구자에 대한 제재로 △즉시 업무 배제 △해임 파면 등 중징계 원칙 △성과급 환수 등이 이미 발표된 가운데 중기부는 퇴직금을 삭감해 지급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기로 했다.

중기부 행정법무담당관실 관계자는 “중진공과 기보에만 퇴직금 삭감 규정이 있어 이를 확대 적용할 것”이라며 “근로기준법의 퇴직금 규정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기부는 비리 관련 채용자는 퇴출 이후 5년간 공공기관은 물론 소관 유관기관까지 입사 지원 자격을 박탈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중대한 채용비리가 적발되면 경영평가 등급도 한 단계 낮춘다.

최수규 중기부 차관은 “전 과정 블라인드 채용과 외부 위원 참여 확대 등을 포함한 ‘인사관리규정 표준안’을 연말까지 마련할 것”이라며 “중기부 산하기관이 청년들의 희망을 꺾지 않도록 실질적인 고강도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