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3NO 약속' 논란… 청와대는 "무쇠솥처럼 천천히 효과 나타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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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사드갈등 '봉합'
한·중 '관계개선 관련 협의 결과' 공식 발표
양국 "입장은 입장, 현실은 현실" 의견 공유
중국 '사드보복 조치'에 유감표시는 없어
11월 한·중 정상회담서 '진전된 합의' 주목
한·중 '관계개선 관련 협의 결과' 공식 발표
양국 "입장은 입장, 현실은 현실" 의견 공유
중국 '사드보복 조치'에 유감표시는 없어
11월 한·중 정상회담서 '진전된 합의' 주목
한국과 중국 정부가 31일 ‘한·중 관계 개선 관련 협의 결과’를 공식 발표하면서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얼어붙었던 양국 관계가 정상화되는 데 시동이 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0~11일 베트남 다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양자회담을 하기로 한 것도 한·중 관계를 서둘러 복원하겠다는 두 정상의 강한 의지가 담긴 것이란 해석이다.
韓·中 사드 문제 일단 덮기로
협의 결과에 따르면 사드 갈등은 현 수준에서 ‘봉인’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두 나라가 사드에 대한 입장은 다르지만 지금까지 진행된 일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겠다고 합의했다는 의미라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북핵 위기가 동아시아 전체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어느 때보다 양국 간 협력이 절실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입장은 입장이고 현실은 현실’이라는 인식을 서로 공유했다”며 “서로 얘기할 것은 얘기하고, 관계 개선을 위한 확고한 의지를 표명하자는 차원에서 협의문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 문제가 봉인된 만큼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사드 문제는 의제에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청와대는 전했다.
전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밝힌 ‘3NO(사드 추가배치를 하지 않고, 미국 미사일방어(MD) 체계에 참여하지 않고,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겠다)’ 방침을 중국이 진정성 있게 받아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2015년 사드 배치와 관련한 중국 측 우려에 당시 우리 정부는 미국과 사드 배치를 협의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부인했다가 수개월 만에 말을 바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최고위 당국자의 말바꾸기로 중국 정부의 신뢰를 잃은 측면도 있었다”며 “지난 3개월 동안 협상을 하면서 한국 정부가 신뢰할 수 있는 상대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중국과의 협의를 거치면서 미국과도 긴밀히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靑 “한·중 간 분위기 따뜻해질 것”
협의문에는 중국 측의 사드 보복 조치에 대한 유감 표명이나 재발 방지 노력 등은 담기지 않았다. 이는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정부 차원의 보복 조치는 없다’는 입장이었던 것과 무관치 않다. 한류 콘텐츠를 제한하는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등에 대해 중국 정부는 민간 차원의 일이라고 선을 그어왔다. 그래서 이번 협의로 인해 한순간에 ‘사드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양국은 그러나 협의문에서 “모든 분야의 교류 협력을 정상적인 발전 궤도로 조속히 회복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적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협의 결과는 무쇠솥처럼 천천히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며 “한·중 간 따뜻해지는 분위기를 눈에 보이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 대통령, APEC서 ‘담판’ 지을까
청와대의 낙관적인 전망에도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이 사드 보복 조치를 풀었다가 상황 변화를 이유로 다시 보복에 나설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일본과 위안부 문제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처럼 중국과의 관계에서 사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외교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다. 중국에 ‘3NO’를 약속한 것을 두고 향후 국가 안보 문제에서 운신의 폭을 스스로 좁힌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APEC 기간 동안 열릴 한·중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에 대해 대승적인 약속을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사드 문제가 사실상 ‘임시 봉합’된 만큼 보다 진전된 정상 간 합의문을 도출해내는 것도 문 대통령의 과제다.
■ 한·중 협의문 요약
한국은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문제 관련 입장과 우려를 인식하고, 한국에 배치된 사드 체계는 제3국을 겨냥하지 않는 것으로서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을 해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중국은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해 한국에 배치된 사드 체계를 반대한다고 재천명했다. 동시에 중국은 한국이 표명한 입장에 유의했으며, 한국이 관련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하기를 희망했다. 양국은 군사 당국 간 채널을 통해 사드 관련 문제에 대해 소통하기로 합의했다.
중국은 미사일방어(MD) 체계 구축, 사드 추가 배치, 한·미·일 군사협력 등과 관련해 우려를 천명했다. 한국은 그간 공개적으로 밝혀온 관련 입장을 다시 설명했다.
양국은 한·중 간 교류협력 강화가 양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는 데 공감하고, 모든 분야의 교류협력을 정상적인 발전 궤도로 조속히 회복시키기로 합의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협의 결과에 따르면 사드 갈등은 현 수준에서 ‘봉인’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두 나라가 사드에 대한 입장은 다르지만 지금까지 진행된 일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겠다고 합의했다는 의미라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북핵 위기가 동아시아 전체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어느 때보다 양국 간 협력이 절실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입장은 입장이고 현실은 현실’이라는 인식을 서로 공유했다”며 “서로 얘기할 것은 얘기하고, 관계 개선을 위한 확고한 의지를 표명하자는 차원에서 협의문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 문제가 봉인된 만큼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사드 문제는 의제에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청와대는 전했다.
전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밝힌 ‘3NO(사드 추가배치를 하지 않고, 미국 미사일방어(MD) 체계에 참여하지 않고,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겠다)’ 방침을 중국이 진정성 있게 받아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2015년 사드 배치와 관련한 중국 측 우려에 당시 우리 정부는 미국과 사드 배치를 협의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부인했다가 수개월 만에 말을 바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최고위 당국자의 말바꾸기로 중국 정부의 신뢰를 잃은 측면도 있었다”며 “지난 3개월 동안 협상을 하면서 한국 정부가 신뢰할 수 있는 상대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중국과의 협의를 거치면서 미국과도 긴밀히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靑 “한·중 간 분위기 따뜻해질 것”
협의문에는 중국 측의 사드 보복 조치에 대한 유감 표명이나 재발 방지 노력 등은 담기지 않았다. 이는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정부 차원의 보복 조치는 없다’는 입장이었던 것과 무관치 않다. 한류 콘텐츠를 제한하는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등에 대해 중국 정부는 민간 차원의 일이라고 선을 그어왔다. 그래서 이번 협의로 인해 한순간에 ‘사드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양국은 그러나 협의문에서 “모든 분야의 교류 협력을 정상적인 발전 궤도로 조속히 회복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적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협의 결과는 무쇠솥처럼 천천히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며 “한·중 간 따뜻해지는 분위기를 눈에 보이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 대통령, APEC서 ‘담판’ 지을까
청와대의 낙관적인 전망에도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이 사드 보복 조치를 풀었다가 상황 변화를 이유로 다시 보복에 나설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일본과 위안부 문제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처럼 중국과의 관계에서 사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외교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다. 중국에 ‘3NO’를 약속한 것을 두고 향후 국가 안보 문제에서 운신의 폭을 스스로 좁힌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APEC 기간 동안 열릴 한·중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에 대해 대승적인 약속을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사드 문제가 사실상 ‘임시 봉합’된 만큼 보다 진전된 정상 간 합의문을 도출해내는 것도 문 대통령의 과제다.
■ 한·중 협의문 요약
한국은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문제 관련 입장과 우려를 인식하고, 한국에 배치된 사드 체계는 제3국을 겨냥하지 않는 것으로서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을 해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중국은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해 한국에 배치된 사드 체계를 반대한다고 재천명했다. 동시에 중국은 한국이 표명한 입장에 유의했으며, 한국이 관련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하기를 희망했다. 양국은 군사 당국 간 채널을 통해 사드 관련 문제에 대해 소통하기로 합의했다.
중국은 미사일방어(MD) 체계 구축, 사드 추가 배치, 한·미·일 군사협력 등과 관련해 우려를 천명했다. 한국은 그간 공개적으로 밝혀온 관련 입장을 다시 설명했다.
양국은 한·중 간 교류협력 강화가 양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는 데 공감하고, 모든 분야의 교류협력을 정상적인 발전 궤도로 조속히 회복시키기로 합의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