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하이마트는 서울 김포공항점에 문을 연 ‘카메라 전문관’에서 카메라, 망원렌즈, 카메라 액세서리 등 1000여 종의 프리미엄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 제공
롯데하이마트는 서울 김포공항점에 문을 연 ‘카메라 전문관’에서 카메라, 망원렌즈, 카메라 액세서리 등 1000여 종의 프리미엄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 제공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9월 말 서울 김포공항점 안에 231㎡ 규모의 카메라 전문관을 열었다. 캐논 니콘 삼성 소니 등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프리미엄 카메라가 진열돼 있다. 200가지 렌즈와 액세서리까지 합하면 관련 상품 수가 1000여 개를 넘는다. ‘카메라 백화점’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스웨덴 명품인 핫셀블라드의 현존 최고 화질(1억 화소) 카메라도 볼 수 있다. 판매 가격이 5000만원에 달한다.

"똑같은 매장은 가라"… 전문관 키우는 하이마트
가전 전문점 롯데하이마트가 대대적인 점포 혁신에 나서고 있다. 월매출 10억원이 넘는 핵심 점포에 카메라관을 비롯해 삼성SLS관(삼성프리미엄가전 매장), 다이슨관, 바디프랜드관, 건조기·스타일러관 등 전문관을 잇따라 열고 있다. 변화하는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점포의 지역 특성을 고려해 특별한 매장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이마트의 매장 혁신은 표준화된 점포 전략으로는 변화하는 소비자의 트렌드를 따라갈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현철 상품본부장은 “단순히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에게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기업으로 변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상권 특성에 따라 전문관을 올해 30여 개 대형점에 도입하고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메라관은 미국의 카메라 전문매장(카테고리 킬러)인 B&H를 벤치마킹했다. 처음 B&H와 비슷한 매장을 김포공항점에 내려는 계획이 잡혔을 때는 사내외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내 일반 카메라 시장이 5년 전과 비교해 70% 이상 축소됐을 정도로 침체돼 있었기 때문이다. 내부 토론을 거쳐 프리미엄급 시장은 가능성이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 모험은 성공적이라는 게 하이마트의 평가다. 10월 한 달간 매출이 목표인 1억5000만원을 넘어섰다. 하이마트는 서울 월드타워점과 부산 광복점에도 카메라 전문관을 도입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가전제품으로 꾸민 삼성SLS관도 하이마트가 확대하는 전문관이다. 김포공항점 압구정점 상남점(창원) 롯데월드타워점 등 6곳에 들어서 있다. 셰프컬렉션(냉장고), QLED TV, 플렉스워시(세탁기) 등 프리미엄 가전으로 주방 거실 안방 등 3개 공간을 꾸몄다. 고급 집기와 인테리어까지 더해져 가정의 모습과 거의 똑같이 꾸며진 이 전문관에선 베테랑 직원들이 방문객을 맞아 상담에 나서고 있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다른 제품과 함께 진열했을 때보다 프리미엄 가전 매출이 두 배 이상씩 증가했다”고 말했다.

하이마트는 김포공함점 상남점 서귀포점(제주) 등에선 영국 다이슨에 별도의 공간을 내줬다. 이곳에는 일반 진공청소기의 세 배 이상 비싼 스틱형 무선청소기, 드라이어, 선풍기 등 다이슨 제품이 진열돼 있다. 또 압구정점 등 4개 점포에 문을 연 바디프랜드관은 프리미엄급 안마의자 가격과 성능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꾸몄다. 주부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건조기와 스타일러만 별도 부스에 모아 놓은 전문관도 세종점 등 4개 점포에 설치됐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소비자는 많은 사람이 선택하는 제품을 사려는 성향이 있지만 여가 취미 건강 휴식 등과 관련해서는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을 나타냈다”며 “이런 트렌드에 맞춰 점포 내 전문관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이마트는 2012년 11월1일 롯데그룹에 편입됐다. 롯데가 인수한 뒤 5년간 점포 수는 319개에서 460여 개로 늘었다. 2013년 3조5191억원이던 매출도 지난해 3조9394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엔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