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초선의원들이 1일 국회에서 모임을 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제명 문제 등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초선의원들이 1일 국회에서 모임을 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제명 문제 등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을 마무리짓기 위해 1일 당 최고위원들과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전방위 설득 작업을 펼쳤다.

박 전 대통령과 친박(친박근혜) 핵심 서청원·최경환 의원이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탈당 권유’ 징계를 받았지만 친박계가 반발하는 데다 당 대표 리더십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오자 직접 당내 여론전에 나선 것이다. 초선 의원들과 재선 의원들도 각각 모임을 하고 의견을 주고받는 등 한국당은 숨가쁜 하루를 보냈다.

홍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최고위원들과 오찬을 함께했다. 홍 대표는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과 서·최 의원에 대한 출당을 최고위원들과 협의해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오찬 후 기자들과 만나 “(홍 대표가) 당내 문제는 최고위원들과 합의해 처리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날 저녁엔 초선 의원들과 식사를 함께하면서 박 전 대통령 출당 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앞으로 재선·삼선 의원들과도 만날 계획이다.

홍 대표의 전방위 설득에도 박 전 대통령 출당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이날 한국당 재선 의원 오찬에선 박 전 대통령을 제명해선 안 된다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모임에 참석한 이장우 의원은 “20여 명이 참석했는데 출당 반대 의견이 많았다”며 “출당에 찬성한다고 말한 사람은 없었다”고 전했다. 일부 의원은 홍 대표를 격한 어조로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선 의원 모임에선 출당 찬성과 반대 의견이 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박 전 대통령 등이 책임지고 당을 나가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반대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부 의원은 지역구 일정 등을 이유로 홍 대표와 식사 자리에 참석하길 거부하는 등 당내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홍 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박 전 대통령 출당을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날 당 소속 초선 의원들과 만찬 회동 후 “최고위원회의 연기는 없다”고 말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홍 대표가 정치력과 지도력으로 풀어야 한다”며 “최고위원회나 의원총회를 통해 표결로 제명을 결정하는 것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