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버리 떠나는 '버버리 체크무늬' 주역
버버리 디자인 혁신의 주역인 크리스토퍼 베일리 크리에이티브 총괄책임자(CCO·사진)가 17년 만에 버버리를 떠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베일리 CCO가 내년 3월 말 버버리를 그만두기로 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7월 구축된 베일리와 마르코 고베티 최고경영자(CEO) 쌍두마차 체제에서 고베티가 직접 경영하는 구도로 바뀌는 것이다. 베일리 후임은 패션브랜드 셀린느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퇴임설이 도는 피비 필로가 유력하다고 FT는 전했다.

존 피스 버버리이사회 의장은 일부에서 나도는 베일리와 고베티 간 불협화음설에 “어떠한 의견 불일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고베티는 베일리의 사임과 관련해 “더 이상 협업하지 못하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베일리는 2001년 버버리에 합류한 뒤 트렌치코트와 체크 문양 관련 제품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혁신을 통해 버버리가 글로벌 메가 패션브랜드로 성장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패션 브랜드 가운데 디지털 개념을 가장 먼저 채택하고 ‘시 나우 바이 나우(see now buy now·패션쇼 현장에서 제품을 보고 바로 구매한다)’ 시스템이라는 새로운 패션쇼 현장 판매 방식을 도입했다.

이를 기반으로 베일리는 2013년 10월 CEO로 승진했으나 버버리의 가장 큰 수출시장인 중국의 경기침체 등으로 고전해 왔다. 지난해 매출은 0.6% 감소했다. 6년 만의 마이너스 성장이었다.

그 여파로 베일리는 겸임하던 CEO 자리를 7월5일 셀린느 CEO인 고베티에게 넘겨야 했다.

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