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켈리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사진)이 “미국 본토를 성공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보유가 임박했다”며 북한 미사일 공격 능력에 우려를 나타냈다. 켈리 비서실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핵이 밤잠을 설치게 하는 이슈인가’라는 질문에 “여전히 그렇다”며 이같이 답했다.

켈리 비서실장은 북한 미사일 능력을 현실적 위협으로 간주했다. 그는 “북한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ICBM을 갖도록 할 수 없다”며 “그러나 그들은 이미 미사일을 괌으로 날릴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대통령과 우리, 모든 사람이 바라는 것은 중국 같은 나라의 도움으로 북한이 정신을 차려 비핵화를 결심하는 것”이라며 “북한도 ICBM으로 여러 국가와의 관계를 불안정하게 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이 대북 해법을 놓고 온도차를 보이는 가운데 켈리 비서실장은 중국의 대북 제재 강화를 재차 촉구했다. 중국이 대북 제재를 준수하고 있어도 더 큰 압력을 가해야 한다는 것이 미국 정부 고위 관리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켈리 비서실장은 그러나 중국의 반발을 의식한 듯 “중국은 무역 면에서 미국에 타격을 주고 있지만 그렇다고 적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중국은 또 하나의 세계 강대국”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중국에서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통해 2기 지도부가 출범한 것을 거론하며 “새로운 리더십에 희망을 걸자. 너무 과거를 돌아보지는 말자”고 말했다.

켈리 비서실장은 3~1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에 나서는 것에 대해서는 “한·중·일 지도자들과의 훌륭한 관계를 토대로 아시아 국가에 대한 미국의 헌신을 보여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 국무부도 트럼프 대통령 아시아 순방에 앞서 한·중 양국이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을 봉합한 것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의 친구인 한국과 중국이 더욱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게 돼 기쁘다”며 “북한이 동북아 지역과 전 세계에 미치는 불안전성을 고려할 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북한을 더 이상 전략적 자산으로 간주하지 않고 부채로 본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중국은 북한이 자국은 물론 다른 나라에도 ‘가시(a thorn)’가 된다고 간주하기 시작했다”며 “중국이 그동안 북한과 많은 거래를 해왔음에도 대북 제재에 참여한 것은 중요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