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대출 막았더니 신용대출 더 늘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시 확대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줄어든 대신 개인신용대출과 기타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 등 주요 5개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521조180억원으로 올 9월 말 517조1990억원에 비해 3조819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8월23일부터 서울 등 주요 지역의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강화하는 ‘8·2 부동산 대책’을 시행한 여파로 9월 5개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3조317억원으로 전달 4조3542억원에 비해 줄어들었다. 그러나 한 달 만에 다시 증가폭이 8000억원가량 커졌다.

국민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127조9454억원으로 전달 대비 1조3662억원 늘어 5개 은행 가운데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은 각각 7913억원, 6399억원 대출이 늘어났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한 것은 개인신용대출이다. 지난달 말 5대 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95조6265억원으로 9월 말보다 1조7729억원 늘어 월간 기준으로 2016년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73조2342억원으로 9월 말 대비 1조6442억원 늘어나는 데 그쳐 증가액이 전달 2조5887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줄어들며 생긴 풍선효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K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의 대출 규모까지 고려하면 지난달 은행권 신용대출 증가세는 더욱 가팔라진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뱅크는 매달 평균 1조원가량 대출을 늘리고 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