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권양숙 여사(앞줄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이해찬 전 총리.  한경DB
지난 5월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권양숙 여사(앞줄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이해찬 전 총리. 한경DB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1일 이해찬 전 총리의 모친 빈소가 마련된 세종시의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4시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빈소를 찾았다. 김 여사가 경남 김해에서 출발한 권 여사와 시간을 맞춰 장례식장에 들어서자 조문객들은 깜짝 놀란 표정이었다고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이 전했다. 김 여사와 권 여사는 조문 후 접견실에서 잠시 얘기를 나눈 뒤 자리를 떴다.

이 전 총리는 지난 2월 권 여사가 모친상을 당했을 때 김해에 마련된 빈소에 들러 조문한 바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 여사가 조문한 것은 문 대통령이 그만큼 이 전 총리를 남다르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이 전 총리는 친노(노무현)계 좌장으로 꼽힌다. 이 전 총리와 문 대통령은 2004~2006년 국무총리와 청와대 시민사회수석·민정수석으로 호흡을 맞췄다. 이 전 총리는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문 대통령이 낙향한 경남 양산 자택을 수차례 찾아 대선 출마를 설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리는 종종 사석에서 “당시 문 대통령을 설득하기 위해서 양산에 내려가 시국을 논하면서 마신 술이 얼마인지 모르겠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이 전 총리 상가에는 추미애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와 의원은 물론 이낙연 국무총리,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 정부와 여당 인사들이 대거 몰려 당·정·청 회의를 방불케 했다.

세종=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