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개혁' 몰아붙이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사진)이 “대기업의 개혁 의지에 의구심이 든다”며 신설 기업집단국을 앞세워 대기업 압박에 본격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기업집단국은 대기업 불공정 거래를 집중 조사하기 위해 신설한 조직이다. 공정위는 기업집단국의 첫 조사 대상으로 대기업이 운영 중인 공익재단을 지목했다. 대기업들이 지배구조 강화를 목적으로 공익재단을 운영하는지 여부를 전수조사를 통해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다. 지주회사들의 수익구조 실태 점검도 벌이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2일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 전문경영인들과 정책간담회를 하고 “일각에서는 기업들의 소극적인 자세로 인해 새 정부 개혁작업이 지지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국민이 기업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도록 좀 더 속도감 있게 (개혁작업을) 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6월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 경영인들과 만나 재벌개혁을 위한 자발적인 모범사례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간담회는 김 위원장이 모범사례 제출 기한으로 제시한 연말을 앞두고 자율적 개혁을 독려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김 위원장은 대기업 전담 조사기구로 9월 신설된 기업집단국의 운영 계획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기업집단국을 통해 대기업 공익재단이 설립 취지에 맞는 활동을 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필요하면 직권조사와 제도 개선에 나설 것”이라며 “지주회사 수익구조도 일감 몰아주기 등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 정진행 현대차 사장, 박정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 하현회 LG 사장, 황각규 롯데지주 사장,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