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가히 신화라 불러도 될 것 같다. 작은 오토바이 한 대가 전 세계에서 누적 1억대가 팔렸다. 1958년 8월 처음 생산된 혼다 슈퍼커브 얘기다. 이 바이크는 출시 이후 60년, 환갑을 맞았지만 여전히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현역 선수다.

혼다는 지난달 19일 일본 구마모토 공장에서 누적 생산량 1억대 기념식을 가졌다. 이 행사에는 하치고 타카히로 혼다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하치고 타카히로 CEO는 이날 “혼다 슈퍼커브는 고객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삶의 잠재력을 확장시키는 기쁨으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혼다의 열정을 구체화 한 제품”이라며 “덕분에 오랫동안 전 세계 고객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누적 생산 1억대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혼다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계속 진화하고 있다”며 “앞으로고 고객의 기대를 뛰어 넘는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혼다 슈퍼커브
혼다 슈퍼커브
혼다는 분명 시대의 변화에 따라 진화한다. 하지만 슈퍼커브는 세월을 비켜간 듯하다. 최초 개발된 1세대 슈퍼커브와 현재 판매되는 슈퍼커브는 크게 다르지 않다. 바이크 시장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이렇게 기본 설계가 바뀌지 않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

다르게 생각해보면 납득이 간다. 슈퍼커브는 첫 바이크부터 완성도가 높았다는 주장이다. 때문에 기본을 바꿀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는 설득력이 높은 주장이다. 현재 판매되는 슈퍼커브의 인기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혼다 슈퍼커브
혼다 슈퍼커브
1 세대 슈퍼커브 C100의 양산은 1958 년 8 월, 야먀토 공장에서 시작됐다. 이 공장은 이후 사이타마 공장으로 변경됐다. 이후 혼다는 1961 년 일본 공장에서 슈퍼커브를 생산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대만에서 슈퍼커브 C100 생산을 시작했다. 이후 슈퍼커브의 생산 거점을 크게 확대됐다. 현재 혼다는 전 세계 15 개국 16 개 공장에서 슈퍼커브 시리즈 오토바이를 생산하고 있다.

1 세대 슈퍼커브 C100이 처음 출시되었을 때, 2스트로크 엔진이 장착됐다. 이후 경제적이고 내구성이 뛰어난 고성능 50cc 4스트로크 엔진이 장착됐다. 슈퍼커브 C100은 탑승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지상고를 낮춘 백본 프레임, 클러치 작동이 필요 없는 원심 클러치 시스템, 그리고 이물질이 튀는 것을 방지하는 대형 플라스틱 레그 쉴드를 설치했다. 처음 등장했을 때 슈퍼커브에 들어간 기술과 디자인은 창의적이고 독특했다. 또한, 2007 년 혼다는 슈퍼커브 C100에 PGM(Programmed Fuel Injection System) 2를 설치해 주행성능을 더욱 향상시켰다.
혼다 슈퍼커브
혼다 슈퍼커브
혼다는 1961년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대만에서 슈퍼커브 시리즈의 생산 및 판매를 시작했다. 이후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판매가 확대했다. 1960~1970년대가 되면서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및 필리핀을 포함한 아세안 국가로 슈퍼커브 시리즈의 현지생산을 늘렸다. 현재 슈퍼커브 시리즈는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의 7개(전 세계 16개) 혼다 공장에서 생산된다. 2016년 기준으로 해당 지역 7개 공장의 생산량이 320만대로 혼다 슈퍼커브 시리즈 전 세계 생산량의 80 퍼센트 이상을 차지했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혼다 슈퍼커브 시리즈는 각국 고유의 문화 및 고객 요구를 충족시키며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으며, 전 세계적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모델”이며 “혼다 슈퍼커브 시리즈는 2018년 판매 60주년을 맞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