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중국과 한국, 나아가 아시아 사회 구성원 모두가 공존하기 위해서는 기업은 물론 사회가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 가치를 더 많이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3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열린 ‘베이징 포럼 2017’ 개막식 연설에서다. 최 회장은 “급변하는 세상에 적응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의 차이가 벌어져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며 “오늘날 사회 문제는 정부와 시민단체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만큼 기업과 사회가 사회적 가치 창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기업이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뒤로 미루거나 외면한 직원 복지나 고용 안정 문제, 하청 업체에 대한 각종 ‘갑질’ 관행을 SK가 먼저 타파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 회장은 앞으로 기업이 사회 문제 해결에 참여해야 지속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SK는 사회적 가치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만들고 있다”며 “기업과 우리 사회가 생존하기 위해 이 길 밖에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과 한국, 아시아 사회 구성원 모두의 공존을 위해 필요한 가치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최근 한·중 관계 개선 움직임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그는 “시진핑 주석이 연임하고 중국인들이 새로운 시대를 맞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면서 “한·중 양국이 이전의 우호적인 관계를 복원키로 한 만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신속하고 깊이 있게 발전해 나가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올해로 14회째를 맞은 베이징 포럼은 SK가 설립한 장학재단인 한국고등교육재단이 베이징대와 함께 주최하는 국제학술포럼이다. 최 회장은 한국고등교육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매년 이 포럼에 참석해왔다.

‘문명의 화해와 공동번영 : 세계의 가치와 질서’를 주제로 열린 올해 베이징 포럼에는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전국정치협상회의 부주석, 블라드미르 루킨 전 러시아 하원 부의장, 에삼 샤라프 전 이집트 총리, 야사르 야키스 전 터키 외무 장관, 김용학 연세대 총장 등 각국 인사 300여 명이 참석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