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7~8일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25년 만에 한국을 국빈 방문한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 방문을 나흘 앞둔 3일 트럼프 대통령 내외의 방한 일정을 발표했다.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7일 낮 12시께 한국에 도착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조윤제 주미대사 내외의 영접을 받는다”며 “도착과 동시에 21발의 예포를 발사하는 등 국빈 예우에 따른 공항 도착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첫 일정은 평택 미군기지 방문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첫 목적지로 경기 평택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를 선택했다. 캠프 험프리스는 전체 부지 비용과 건설비 100억달러 가운데 92%를 한국 정부가 지원했다.

남 차장은 “평택 기지는 최첨단 시설을 갖춘 세계 최대 규모의 해외 미군기지로서, 한·미 동맹의 미래 발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직접 확인하고, 한국에 대한 철통같은 방위공약과 한·미 동맹 발전에 대한 의지를 재차 다짐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곳에서 한·미 양국 군 장병을 격려하고 오찬을 함께한다.

◆정상회담 뒤 ‘친교 산책’

평택 일정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청와대로 자리를 옮긴다. 트럼프 대통령 내외의 방한 기념 공식 환영식에 이어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정상회담은 두 정상의 단독회담과 양국 정부 주요 관계자가 참석하는 확대회담 순으로 개최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은 이번이 세 번째다. 남 차장은 “한·미 동맹 강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 공조, 동북아 평화와 안정 구축 방안 등에 대해 깊이 있고 허심탄회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치고 청와대 내 정원을 산책하기로 했다. 2014년 방한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10여 분간 경내 산책을 했다. 두 정상은 산책 후 상춘재에서 별도로 환담하고 있는 김정숙 여사, 멜라니아 여사와 합류해 우의를 다지는 친교 시간을 가진다. 이후 양국 정상은 춘추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한다. 각각 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질문을 받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날 저녁에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두 정상 내외와 양국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빈 만찬이 열린다. 청와대는 클래식과 한국 전통음악 공연, K팝 콘서트 등으로 특별 공연을 구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는 역대 미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용산 미군부대와 가까운 서울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호텔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연설에서 ‘대북 메시지’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둘째 날인 8일 오전 주한 미국대사관 직원 및 가족들을 격려하기로 했다. 이어 국회를 방문해 정세균 국회의장 등과 사전환담을 한 뒤 국회 본회의장에서 30여 분간 연설할 예정이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 내외는 국립현충원 참배를 마지막으로 약 25시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오후께 중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이번 방한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는 동행하지 않고, 그의 남편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만 함께해 트럼프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수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남 차장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대응하고, 궁극적으로는 북핵 문제를 평화적이고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과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긴요한 상황”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과 한·미 정상회담 개최는 매우 시의적절한 시점에 이뤄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