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00일 맞은 카카오뱅크 "내년초 전세자금 대출도"
카카오뱅크가 출범 100일 만에 예·적금 4조원, 대출 3조원을 넘어섰다. 이르면 올해 안에 자산규모에서 여·수신 각각 4조원대 규모의 제주은행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는 3일 서울 한강대로 서울사무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출범 이후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카카오뱅크의 가입자수는 435만 명, 예·적금은 4조200억원, 대출은 3조390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자산 규모 기준으로 1969년 설립된 제주은행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윤호영 공동대표는 “단기간에 예상을 넘어서는 실적을 낸 것은 기존 은행과 차별화를 잘 했고 앱(응용프로그램)의 완결성도 높았기 때문”이라며 “내년 초엔 비(非)대면 전세자금 대출을 내놓고 영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용우 공동대표는 주택담보대출보다 전월세 대출을 먼저 내놓는 것에 대해 “정부 정책이 주택담보대출은 규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데다 우리의 주요 고객이 20∼30대라 이들이 더 많이 찾는 전월세 대출을 먼저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당초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 취지와 달리 중금리 대출 규모가 적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윤 공동대표는 “중금리 대출은 대출 규모가 작다 보니 액수 기준으로 하면 작아 보일 수밖에 없다”며 “건수를 기준으로 하면 중금리 대출 비중이 30%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거래 데이터가 쌓여 자체 신용평가 시스템을 구축하면 중신용자 고객에게 더 많은 대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산분리 규제와 관련해선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안 되면 이 같은 금융혁신의 속도도 느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