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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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전회사들이 공기청정기 2018년형을 잇달아 내놨다. 봄의 황사와 가을의 미세먼지가 떠오르다보니 겨울에 신제품이 나오는 게 의아하기도 하다. 하지만 공기청정기의 제철은 '겨울'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몇년 전까지만 해도 공기청정기는 김치냉장고와 함께 겨울가전으로 분류됐다"며 "겨울에는 난방 때문에 문을 닫고 지내면서 실내 공기질이 저하되다보니 공기청정기의 계절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겨울을 제외하고는 집안의 공기를 깨끗하게 하는 우선적인 방법은 '환기'였다. 방법은 단순하고 쉽다. 집안의 문을 열어 공기를 순환시키는 것이다. 문만 열면 되니 봄, 여름, 가을에 공기청정기는 굳이 필요치 않은 가전이었다.

그러나 몇년 전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발 미세먼지와 황사, 각종 매연을 비롯해 폭염 등으로 인해 환기가 어려워졌다. 공기청정기는 겨울 뿐만 아니라 사계절 내내 필요했고, 그렇게 집안 한 쪽에 자리잡은 '필수가전'이 됐다. 공기청정기의 용량이 커지거나 집안 곳곳으로 신선한 공기를 전해줄 수 있도록 '팬' 기능이 강화되고 있는 것도 필수가전의 효과다.

◆ 공기청정기, 계절에서 시계절 가전으로…필터 교환주기 잦아져

필수가전이 되다보니 달라진 점이 필터 교환주기다. 예전에는 일년에 겨울철만 가동하다보니 필터를 몇년 동안 사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자주 갈아야하는 주요 소모품이 됐다. 가전 업계에서도 이를 감안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놨다.

국내 대표적인 공기청정기 업체인 위닉스는 최근 정기적으로 관리해주는 ‘굿 케어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공기청정기를 구매한 고객 대상으로 위닉스 굿 케어 매니저가 주기적으로 방문해 성능을 점검해준다. 교체주기에 따른 필터 교환, 제품 내/외관 청소를 통해 제품 성능이 최상의 상태로 유지될 수 있도록 관리해주는 서비스이다.

또한 위닉스는 온라인으로 필터를 구매할 수 있는 '필터샵'을 리뉴얼했다. 기존에 모델명만으로 필터를 찾던 방식에서 필터 라벨명(A~F필터), 제품 이미지로도 손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위닉스 관계자는 "올해 공기청정기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필터 관련 문의가 폭주했다”며 “렌탈 서비스는 제품 가격이 포함되어 비용 부담이 많이 드는 반면, ‘굿 케어 서비스’는 제품 구매는 별도로 하고 케어 서비스에 대한 비용(정기 필터 교체, 내외부 클린케어, 동작·외관 점검)만 부담하면 된다.
삼성전자, 공기청정기 신제품 '2018년형 블루스카이'
삼성전자, 공기청정기 신제품 '2018년형 블루스카이'
새로 나온 신제품도 필터의 수명을 늘릴 수 있는 기술들이 도입됐다. 삼성전자가 최근 내놓은 공기청정기 신제품 2018년형 ‘블루스카이’는 ‘필터세이버’ 기능이 탑재됐다.

먼지가 필터세이버를 지나며 정전기가 부여되고 먼지끼리 나뭇가지 형태로 엉겨 붙도록 한다. 항균 필터 막힘 현상을 감소시켜 필터 수명이 연장되는 효과가 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이 제품에는 '필터세이빙 7중 청정시스템'이 있어 큰 먼지나 머리카락, 동물의 털 등을 극세필터로 걸러낸 후 탈취필터로 각종 냄새와 악취, 유해가스를 제거해 준다.

◆ 공기청정기, 가습기능 더하더나 필터교환없는 제품 나오기도

이왕 사계절 가전이 된 김에 다양한 기능이 부가되는 경우도 있다. 가습 기능이 붙거나 걸러낼 수 있는 유해 물질을 늘려나가는 등의 방법이다. 일부 제품은 필터교환이 필요없는 기술을 내세운 공기청정기를 내놓기도 했다.

대유위니아는 공기청정과 가습이 동시에 가능한 '위니아 자연가습 공기청정기'를 이달 출시했다. 기존 초음파 방식의 가습기가 진동 방식에 의한 인위적이고 세균 증식의 우려가 있는 반면, 위니아 자연기화식 가습 공기청정기는 겨울철 빨래를 널어 실내 습도를 관리하던 방식과 같은 자연 증발 현상을 이용했다. 또한 물 속에 존재할 수 있는 세균을 전기분해를 통해 제거한 후 청정수로 가습하는 ‘전기분해 청정수 안심가습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대유위니아가 출시한 '위니아 자연가습 공기청정기'
대유위니아가 출시한 '위니아 자연가습 공기청정기'
클라로는 백금을 열 촉매로 사용하는 카타코트(CATACOAT) 기술을 적용했다. 공기 중 유해 물질을 근본적으로 태워 없애는 원리다. 물필터를 사용해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걸러내고, 백금 필터는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하다보니 소모품 교체 비용이 들지 않는다.

패스트플러스가 판매중인 공기청정기 '에어가디언 KL-20'은 TiO2(이산화티타늄)가 코팅된 20만개의 나노광촉매구슬에 자외선을 비춰 오염된 공기를 산화환원 반응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2만여 종의 불순물과 유해입자를 0.0001µm(미크론)까지 파괴할 수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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