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만교 포스코ICT 중국법인장 "사드 봉합 불구 한·중 갈등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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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경력 '중국통 비즈니스맨' 서만교 포스코ICT 중국법인장
베이징 1인 사무소로 출발
"중국, 아직 한국을 조공국가로 인식
'글로벌 80·중국 20' 전략 바람직"
베이징 1인 사무소로 출발
"중국, 아직 한국을 조공국가로 인식
'글로벌 80·중국 20' 전략 바람직"
“한국과 중국이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관련 갈등을 일단 봉합한 건 분명 환영할 일입니다. 하지만 사드 문제는 향후 수많은 형태로 발생할 한·중 갈등의 서막일 뿐이라고 봅니다.”
중국 내 한국 기업인 사이에서 ‘베테랑 중국통(通) 비즈니스맨’으로 잘 알려진 서만교 포스코ICT 중국 총괄법인장(사진)은 지난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1994년부터 베이징에서 살고 있다. 칭화대에서 정치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2000년 포스코그룹에 입사, 이듬해 포스코ICT의 전신인 포스데이타의 베이징 1인사무소를 시작으로 활동해왔다. 포스코ICT는 중국에 진출한 포스코그룹 계열사 및 중국 주요 제철소의 시스템 관리를 맡고 있다.
서 법인장은 “이번 합의문에 중국 측 주장이 너무 많이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은 이제 한국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확실히 알았다는 분위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이 이렇게 크게 갈등을 일으킨 적이 없었잖아요. 그런데 이번에 결국 우리가 숙이고 들어가는 형태로 일이 마무리됐습니다.”
그는 “중국인에겐 다른 민족을 지배하고자 하는 DNA가 흐르는 것 같다”며 “한국에 대해 여전히 ‘우리에게 조공을 바치던 나라’란 인식이 뿌리 깊게 박혀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시진핑 주석이 지난달 19차 공산당대회에서 내세운 ‘새로운 시대’엔 중국이 패권주의를 더욱 강력하게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 과정에서 사드 갈등보다 훨씬 더 심각한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모든 게 정치로 수렴됩니다. 내부 정치 상황 변동에 따라 대외정책, 경제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모릅니다. 그래서 항상 소규모 지방정부부터 중앙정부까지 제도와 법률 변동을 세밀히 살펴봐야 합니다. 한국 기업들이 이 부분에서 많이 고생합니다.”
서 법인장은 “한·중 사드 갈등은 분명 커다란 위기였지만 우리가 전반적으로 대(對)중국 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재점검할 기회가 되기도 했다”며 “중국은 너무 가까이 해도, 너무 멀리 해도 위험한 나라임을 다시 한 번 일깨웠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전투에선 져도 전쟁에선 이긴다고 자부하는 나라’”라며 “특정 사안에 일희일비하다가 큰 흐름을 놓치고 중국에 선수를 빼앗길 위험을 항상 인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많은 사람이 중국에서 ‘현지화란 곧 중국화’라고 착각한다”며 “기업 전략 중 80~90%는 글로벌 기준을 따르되 10~20%는 중국인 취향에 맞추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중국 내 한국 기업인 사이에서 ‘베테랑 중국통(通) 비즈니스맨’으로 잘 알려진 서만교 포스코ICT 중국 총괄법인장(사진)은 지난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1994년부터 베이징에서 살고 있다. 칭화대에서 정치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2000년 포스코그룹에 입사, 이듬해 포스코ICT의 전신인 포스데이타의 베이징 1인사무소를 시작으로 활동해왔다. 포스코ICT는 중국에 진출한 포스코그룹 계열사 및 중국 주요 제철소의 시스템 관리를 맡고 있다.
서 법인장은 “이번 합의문에 중국 측 주장이 너무 많이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은 이제 한국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확실히 알았다는 분위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이 이렇게 크게 갈등을 일으킨 적이 없었잖아요. 그런데 이번에 결국 우리가 숙이고 들어가는 형태로 일이 마무리됐습니다.”
그는 “중국인에겐 다른 민족을 지배하고자 하는 DNA가 흐르는 것 같다”며 “한국에 대해 여전히 ‘우리에게 조공을 바치던 나라’란 인식이 뿌리 깊게 박혀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시진핑 주석이 지난달 19차 공산당대회에서 내세운 ‘새로운 시대’엔 중국이 패권주의를 더욱 강력하게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 과정에서 사드 갈등보다 훨씬 더 심각한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모든 게 정치로 수렴됩니다. 내부 정치 상황 변동에 따라 대외정책, 경제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모릅니다. 그래서 항상 소규모 지방정부부터 중앙정부까지 제도와 법률 변동을 세밀히 살펴봐야 합니다. 한국 기업들이 이 부분에서 많이 고생합니다.”
서 법인장은 “한·중 사드 갈등은 분명 커다란 위기였지만 우리가 전반적으로 대(對)중국 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재점검할 기회가 되기도 했다”며 “중국은 너무 가까이 해도, 너무 멀리 해도 위험한 나라임을 다시 한 번 일깨웠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전투에선 져도 전쟁에선 이긴다고 자부하는 나라’”라며 “특정 사안에 일희일비하다가 큰 흐름을 놓치고 중국에 선수를 빼앗길 위험을 항상 인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많은 사람이 중국에서 ‘현지화란 곧 중국화’라고 착각한다”며 “기업 전략 중 80~90%는 글로벌 기준을 따르되 10~20%는 중국인 취향에 맞추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