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않는 연어가 준 감동…시적 표현에 터키 독자들 호평"
“최근 터키 에르지예스대에서 안도현 시인의 소설 《연어》로 한국문학 독후감 대회를 열었습니다. 터키 문단에서는 ‘시적 표현이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괵셀 튀르쾨주 에르지예스대 한국어문학과 교수·사진 오른쪽)

《연어》는 출간 19년 만에 국내에서 100만 부 판매를 돌파했다. 이 책은 지난해 14번째 터키 수출 작품이 됐다. 현지 판매량은 아직 많지 않지만 터키 문단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4일(현지시간) 열린 이스탄불 국제도서전에 초청된 안 시인(왼쪽)과 그의 소설 《연어》를 터키어로 번역한 튀르쾨주 교수를 함께 만났다. 안 시인은 “많은 국가로 책이 번역됐지만 번역자와 이렇게 가까이서 얘기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국 문학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터키에서 《연어》가 출간될 수 있었던 데는 소설의 주제의식이 영향을 미쳤다. 튀르쾨주 교수는 “터키 바다에는 연어가 살지 않아 현지인에게는 생소한 물고기임에도 ‘어려울 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보자’는 메시지가 터키인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연어》를 터키어로 출간한 뒤 안 시인은 현지 독자들에게 반응을 직접 듣기도 했다. 안 시인은 “한국어를 공부하는 한 터키 대학생이 트위터로 ‘이 소설 안엔 개인과 공동체의 문제,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 등 많은 메시지가 있는데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게 무엇이냐’고 묻더라”며 “‘존재한다는 것은 나 아닌 것들의 배경이 되는 일’이라는 메시지가 핵심이라고 답해줬다”고 소개했다.

번역하는 데 가장 힘들었던 점을 묻자 튀르쾨주 교수는 “안 시인 특유의 시적인 문체를 터키어로 옮기는 것이 가장 고민됐다”고 답했다.

이스탄불=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