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여성임원 기록 제조기' 최명화 서강대 교수 "유리천장 뚫는 여성 후배 돕겠습니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LG전자 최연소·현대차 첫 임원
서강대에 첫 여성CTO 과정 개설
"여직원들의 네트워크 허브될 것"
서강대에 첫 여성CTO 과정 개설
"여직원들의 네트워크 허브될 것"
LG전자 최연소 여성 임원, 현대자동차 최초 여성 임원 등의 경력을 쌓으며 ‘유리천장’을 돌파한 뒤 대학 강단에 선 최명화 서강대 교수(사진)가 국내 최초로 ‘여성 최고기술자(CTO) 과정’을 개설한다.
최 교수는 “여성을 위한 CTO 양성 프로그램을 열기로 서강대 측과 합의돼 커리큘럼을 짜고 있다”며 “내년 초부터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에서 별도 과정을 열고 신입생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고려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버지니아공대에서 소비자행동론을 연구해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컨설팅 업체 맥킨지에서 8년간 근무한 뒤 2007년 LG전자 마케팅 담당 상무로 스카우트됐다. 당시 41세 나이로 LG전자 최연소 여성 임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최 교수는 이후 두산그룹을 거쳐 2012년엔 현대자동차로 자리를 옮겨 마케팅전략실장을 맡았다. 현대차 최초 여성 임원이라는 기록도 이때 세웠다. 지난해 현대차에서 나와 마케팅 전문가 양성을 위한 사설 교육기관인 ‘CMO캠퍼스’를 열었다.
마케팅 전문가인 최 교수는 CTO 양성에 관심을 두게 된 이유에 대해 “기술 이해도는 깊지만 이를 어떻게 사업화하고 마케팅할 수 있는지 어려움을 느끼는 엔지니어를 많이 봤다”며 LG전자 근무 당시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당시 냉장고 개발만 20년 넘게 한 임원과 미국의 한 가정집을 방문했는데 우유 용기를 냉장고 앞쪽에 별도로 설치된 음료수 거치대가 아니라 냉동실 안쪽에 깊숙이 넣어둔 것을 발견했다. 미국인 소비자는 “무게가 4㎏ 가까이 나가 한 손으로 들기도 어려운 1갤런짜리 우유 용기를 냉장고 문에 연결된 음료수 거치대에 넣었다가 문이 고장날까봐 걱정됐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냉장고 문의 내구성을 충분히 설명하는 마케팅을 펼쳐 이 같은 불안감을 줄이고 미국에서 냉장고 판매를 늘릴 수 있었다”며 “기술에만 집중하다 보면 시장이나 소비자의 흐름을 놓치는 일이 많은데 이때 마케팅 전문가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 CTO만을 위한 별도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도 오랜 대기업 임원 생활을 통해 느꼈다고 했다. 그는 “흔히 여성의 강점으로 이야기되는 포용력은 익숙한 공간과 편안한 사람들 사이에 있을 때만 발휘된다”며 “낯선 공간에서는 위축되고 소극적으로 변하는 여성 후배 직원을 보면서 이들을 위한 별도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강대에서 여성 CTO 과정을 운영하면서 지난해 시작한 CMO캠퍼스도 계속할 계획이다. 이미 150명의 여성 직장인이 CMO캠퍼스를 거쳐갔다. 최 교수는 “큰 기업일수록 조직 구성원 대다수가 남성이다 보니 여성은 멘토를 구하고 관계망을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며 “CMO캠퍼스와 새로 시작하는 여성 CTO 과정이 여성들의 인적 네트워크 허브가 됐으면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최 교수는 “여성을 위한 CTO 양성 프로그램을 열기로 서강대 측과 합의돼 커리큘럼을 짜고 있다”며 “내년 초부터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에서 별도 과정을 열고 신입생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고려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버지니아공대에서 소비자행동론을 연구해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컨설팅 업체 맥킨지에서 8년간 근무한 뒤 2007년 LG전자 마케팅 담당 상무로 스카우트됐다. 당시 41세 나이로 LG전자 최연소 여성 임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최 교수는 이후 두산그룹을 거쳐 2012년엔 현대자동차로 자리를 옮겨 마케팅전략실장을 맡았다. 현대차 최초 여성 임원이라는 기록도 이때 세웠다. 지난해 현대차에서 나와 마케팅 전문가 양성을 위한 사설 교육기관인 ‘CMO캠퍼스’를 열었다.
마케팅 전문가인 최 교수는 CTO 양성에 관심을 두게 된 이유에 대해 “기술 이해도는 깊지만 이를 어떻게 사업화하고 마케팅할 수 있는지 어려움을 느끼는 엔지니어를 많이 봤다”며 LG전자 근무 당시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당시 냉장고 개발만 20년 넘게 한 임원과 미국의 한 가정집을 방문했는데 우유 용기를 냉장고 앞쪽에 별도로 설치된 음료수 거치대가 아니라 냉동실 안쪽에 깊숙이 넣어둔 것을 발견했다. 미국인 소비자는 “무게가 4㎏ 가까이 나가 한 손으로 들기도 어려운 1갤런짜리 우유 용기를 냉장고 문에 연결된 음료수 거치대에 넣었다가 문이 고장날까봐 걱정됐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냉장고 문의 내구성을 충분히 설명하는 마케팅을 펼쳐 이 같은 불안감을 줄이고 미국에서 냉장고 판매를 늘릴 수 있었다”며 “기술에만 집중하다 보면 시장이나 소비자의 흐름을 놓치는 일이 많은데 이때 마케팅 전문가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 CTO만을 위한 별도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도 오랜 대기업 임원 생활을 통해 느꼈다고 했다. 그는 “흔히 여성의 강점으로 이야기되는 포용력은 익숙한 공간과 편안한 사람들 사이에 있을 때만 발휘된다”며 “낯선 공간에서는 위축되고 소극적으로 변하는 여성 후배 직원을 보면서 이들을 위한 별도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강대에서 여성 CTO 과정을 운영하면서 지난해 시작한 CMO캠퍼스도 계속할 계획이다. 이미 150명의 여성 직장인이 CMO캠퍼스를 거쳐갔다. 최 교수는 “큰 기업일수록 조직 구성원 대다수가 남성이다 보니 여성은 멘토를 구하고 관계망을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며 “CMO캠퍼스와 새로 시작하는 여성 CTO 과정이 여성들의 인적 네트워크 허브가 됐으면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