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 우리은행장 인선 관여 안할 듯… 내부 출신에 무게?
우리은행의 최대주주(18.52%)며 정부를 대변하는 예금보험공사가 이광구 우리은행장 후임 행장 선임 과정에 참여하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가 관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어서 차기 우리은행장에 내부 인사가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 이사회 관계자는 6일 “과점주주들 사이에서 예보가 우리은행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에 참여하는 데 반대하는 의견이 많다”며 “이런 의견을 모아 다음 회의 때 이사회의 의견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과점주주의 자율경영을 보장한다는 당초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게 현재 이사회 내부의 중론”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예보도 이날 인위적으로 우리은행 임추위에 참여하지는 않는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위원회나 예보가 차기 행장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할 생각은 없다”며 “예보의 임추위 참여 여부도 우리은행 이사회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이사회는 이 행장 후임 인선을 위한 회의를 이번주 후반 다시 열 계획이다. 지난 5일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는 손태승 글로벌부문장이 이 행장을 대신해 은행 관련 일상업무를 맡도록 업무를 위임하는 것만 결정하고 끝났다. 예보를 임추위에 포함할지를 두고 우리은행 이사회와 금융당국 간 이견이 생기면서 구체적인 논의가 미뤄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관치’ 논란 등을 우려해 예보의 임추위 참여를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차기 우리은행장에는 내부 출신이 선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금융계 분석이다. 사외이사들도 내부 출신을 선호하는 분위기여서다. 우리은행은 다음주부터 과점주주(동양생명, 키움증권, 한화생명, IMM PE, 한국투자증권)가 추천한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된 임추위를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앞서 올초 구성한 임추위에서는 행장 자격을 정할 때 외부인사 추천을 배제했다.

현재 내부 출신 행장 후보군으로는 손 부문장과 정원재 영업지원부문장, 이동건 전 영업지원그룹장, 김승규 전 우리은행 부사장, 윤상구 전 우리금융 부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안상미/정지은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