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지난주 제롬 파월 Fed 이사가 새롭게 Fed와 FOMC 의장으로 지명된 가운데, FOMC의 중량감 있는 인사인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은행 총재가 이르면 월요일 은퇴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내년 초 Fed 의장이 교체되고, 부의장도 공석인 상황에서 미 통화정책의 핵심 인물인 뉴욕 연은 총재마저 교체되면 Fed와 FOMC는 상당한 변화를 맞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더들리 총재의 임기는 원래 2019년 1월이지만, 그는 내년 상반기 후임자가 결정되는대로 물러나겠다고 밝힐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미 뉴욕연은 내부에 후임자를 찾기 위한 위원회가 구성됐다고 합니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더들리 총재는 금융위기가 한창 몰아치던 2009년부터 뉴욕연은총재를 맡아 벤 버냉키 전 Fed 의장, 재닛 옐런 현 Fed의장과 힘을 합쳐 금융위기를 수습해왔습니다.
뉴욕 연은총재 자리는 다른 열 한 명의 지역연은 총재보다 중요한 자리입니다. 기준금리 등 공개시장 조작 정책을 결정하는 FOMC는 Fed 이사 7명과 지역연은 총재 5명 등 12명으로 구성됩니다. 지역연은 총재 몫 다섯 자리 중 한 자리는 항상 뉴욕연은의 몫입니다. 나머지 중 네 자리는 11개 지연연은 총재들이 임기 1년씩 돌아가면서 의결권을 행사하지만 뉴욕연은 총재는 당연직으로 참석하는 겁니다. 금융계에서 뉴욕 은행들의 힘이 워낙 센데다, 예전부터 공개시장 조작 정책의 실행을 뉴욕연은이 맡아와서 그렇습니다.

더들리 총재의 조기 은퇴는 현재 Fed에 빈 자리가 많은 상황이라 더욱 관심이 갑니다. 현재 Fed 이사 7명 중 3명이 공석입니다. 만약 내년 2월 의장 자리에서 물러날 옐런이 이사직마저 조기사퇴한다면 네 자리가 비게됩니다. 7명의 Fed 이사는 임기가 14년이고, 2년에 한 명씩 순차적으로 임기 만료를 맞습니다. 이 때문에 통상 미국 대통령은 4년의 임기중 2명의 Fed 이사를 임명할 기회를 갖게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사들의 조기 은퇴 등으로 지난 7월 지명한 랜달 퀼스까지 포함해 모두 5명을 지명할 수 있게됩니다.

Fed의 성향을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다는 얘긴데, 앞으로도 트럼프 대통령의 움직임에 관심을 가져야겠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