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하이퐁 지역 직업학교에 설립한 LG IT도서관에서 베트남 학생들이 기증받은 PC를 이용해 학습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가 하이퐁 지역 직업학교에 설립한 LG IT도서관에서 베트남 학생들이 기증받은 PC를 이용해 학습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올해 5월 LG전자는 베트남 화력발전소에 대규모 냉난방 공조솔루션을 공급했다. 호찌민시에서 남쪽으로 240㎞ 떨어진 롱푸 지역에 짓는 1.2GW급 발전소 내 건물 33개에 칠러와 시스템에어컨 등을 설치하기로 한 것이다. LG전자는 제품을 설치한 이후에도 인력을 상주시켜 제품이 제대로 작동되는지 점검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LG전자와 베트남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지난해부터 공조 시스템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LG전자는 국내 건설회사의 해외 프로젝트에 공조 시스템을 공급한 적은 있지만 해외 건설사가 주관해 짓는 대규모 건축시설에 관련 제품을 넣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발전소용 공조 시설은 일반 건물에 들어가는 것보다 높은 수준의 안정성과 신뢰성이 요구된다. 1995년 흥이옌에 생산 법인을 세운 이후 오랫동안 베트남에서 LG전자 브랜드의 신뢰 기반을 다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2015년 3월 문을 연 ‘LG전자 베트남 하이퐁 캠퍼스’는 LG전자는 물론 LG그룹 계열사들을 아우르는 베트남 생산 기지다. 여기에는 LG전자를 비롯해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LG 계열사들의 공장이 입주해 생산하고 있다. LG전자도 베트남 내 생산시설을 하이퐁 캠퍼스로 통합하고 있다. 흥이옌에 있는 TV 및 휴대폰 공장과 하이퐁에 있던 세탁기와 청소기, 에어컨 공장을 이번에 하이퐁 캠퍼스로 통합한다.

지금까지는 주로 베트남 시장에서 팔릴 제품을 생산했지만 앞으로는 아시아는 물론 세계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 공장에서는 기존에 생산하던 휴대폰과 가전에 더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부품도 생산한다.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는 전장부품의 첫 해외 생산공장이 되는 것이다. LG전자는 △풍부한 노동력 △베트남 제3의 도시이자 항구도시면서 중국과도 가까운 하이퐁의 지리적 이점 △베트남 정부의 법인세 혜택 등의 이점을 바탕으로 하이퐁 캠퍼스를 2028년까지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