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7일 "한국 핀테크 발전이 더디다"며 "금융회사들이 상호 협력을 통해 '체인 아이디'와 같은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 원장은 이날 이날 금융연구원과 금융연수원이 '4차 산업혁명과 금융의 미래, 그리고 금융인재 양성'을 주제로 연 콘퍼런스 축사에서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핀테크 도입률은 32%로 조사대상 20개국 가운데 12위에 그쳤다"며 "글로벌 100대 핀테크 기업에 한국 기업은 하나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권과 핀테크 기업의 상호 협력을 통한 상승효과를 강조하면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체인 아이디 등을 모범 사례로 들었다. 체인 아이디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공동인증 서비스로, 지난달 말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해 한 증권사에서 인증을 받으면 별도의 등록 없이 다른 증권사에서도 바로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

최 원장은 "체인 아이디는 인증 한 번으로 여러 증권사와 거래할 수 있는 '블록체인 공동인증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사례로 좋은 본보기"라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해 은행들을 중심으로 핀테크 서비스 개발을 돕는 '금융권 공동 오픈 플랫폼'을 세계 최초로 구축했다"며 "그런 시도가 계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금융소비자에 대한 가치도 강조했다. 최 원장은 "금융소비자를 최우선으로 두는 기조에 변함이 없어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으로 금융의 외연이 바뀐다 할지라도 금융소비자는 금융시스템의 근본이며, 금융회사의 지속성장을 위한 동반자"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인간과 첨단기술이 공존하는 시대에서 도태되지 않도록 융합형 전문가 양성에 더 큰 관심을 두고 투자를 늘려나가 한다"며 규제와 기술의 합성어인 '레그테크(RegTech)'처럼 효율적인 규제 준수 메커니즘을 장려하겠다고 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