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의 PC 온라인게임 '검은사막'. / 사진=한경 DB
펄어비스의 PC 온라인게임 '검은사막'. / 사진=한경 DB
코스닥시장에서 게임 대장주 자리를 놓고 치열한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신흥강자 펄어비스의 기세가 무서운 가운데 터줏대감 컴투스도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신작 출시를 앞두고 있는 펄어비스의 주가 상승 여력이 큰 만큼 더 오르기 전에 주식을 사아한다는 분석이 많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과 기존 게임의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고려하면 컴투스에 대한 투자가 유효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갈수록 커지는 신작 기대감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펄어비스 시가총액은 지난달 30일 처음으로 컴투스를 제쳤다. 전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조7640억원으로, 컴투스(1조7472억원)보다 168억원 앞선다. 펄어비스는 전날 장중 신고가(15만3100원)를 새로 쓰는 등 최근 주가 오름세가 가파르다. 주가는 지난 9월 상장한 후 전날까지 공모가 10만3000원 대비 41.94% 급등했다.

펄어비스 주가를 끌어올린 동력은 신작 기대감이다. 펄어비스는 내년초 인기 PC온라인 게임 '검은사막'을 모바일용으로 만든 '검은사막 모바일(검은사막 M)'을 선보일 예정이다. 정확한 출시일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출시가 임박하면서 주가에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펄어비스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컴투스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 컴투스도 신작 기대감에 힘입어 전날까지 한 달 간 8% 넘게 올랐다.

이날 3분기 호실적을 발표하고는 장 초반 52주 신고가(14만3000원)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오후 들어서는 차익실현 매물과 신작 출시 연기 소식이 주가를 끌어내려 현재 6% 넘게 급락하고 있다.
컴투스의 모바일게임 '서머너즈워'. / 사진=한경 DB
컴투스의 모바일게임 '서머너즈워'. / 사진=한경 DB
◆증권가 러브콜 받는 펄어비스·컴투스

증권업계는 검은사막 모바일 게임의 흥행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검은사막의 인기가 해외에서 검증된 데다 최근 대작 PC 게임 지적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들의 성과가 좋기 때문이다. 펄어비스는 내년 상반기 모바일에 이어 콘솔용 검은사막도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는 내년 검은사막 모바일 게임과 콘솔 게임 매출을 각각 1682억원, 546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펄어비스가 PC 게임 검은사막 하나만으로 올 상반기 올린 매출은 648억원이다.

증권가에서는 펄어비스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와 IBK투자증권 신영증권 등은 게임업종 최선호주로 펄어비스를 꼽고 있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검은사막의 중국 진출과 모바일, 콘솔 시장으로의 플랫폼 확장을 감안하면 최근 주가 급등에도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컴투스에도 매수 의견이 많다. 기존 모바일 게임 서머너즈워의 매출이 안정적인 상황에서 내년에 출시될 신작 게임들이 기대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인기 콘솔게임 '스카이랜더스'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서머너즈워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컴투스는 다른 게임주 대비 밸류에이션이 낮아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한 컴투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 이하 수준이다. 펄어비스가 20배, 넷마블게임즈가 30배가 넘는 것을 감안하면 현저히 저평가됐다는 판단이다.

장원열 신영증권 연구원은 "컴투스는 내년 출시될 신작에 대한 모멘텀(상승동력)이 4분기부터 가시화될 것"이라며 "타사 대비 저평가돼있어 현 시점에서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