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액보험이 투자상품 성격을 띠는데도 가입자들의 절반 이상이 1~2개 펀드만 선택하고, 수익률이 낮아도 갈아타기를 외면하는 등 펀드 관리에 소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신문이 8일 삼성생명과 함께 삼성생명의 변액보험 계약 140만 건을 분석한 결과, 전체 계약의 60%가 펀드를 2개 이하만 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액보험에 3개 펀드를 담고 있는 비율은 28.8%, 4개 이상 펀드를 선택한 비율은 11.6%에 불과했다. 또 전체 변액보험 계약자 중 펀드를 변경하는 사람은 1년에 6~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액보험은 보험사가 보험계약자로부터 받은 보험료 중 일부를 주식·채권 등에 투자한 뒤 운용 실적에 따라 계약자에게 투자 성과를 나눠주는 상품이다. 다른 투자상품과 마찬가지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하거나 시장 상황에 따라 펀드를 바꿔 가는 것이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다.
변액보험 수익률, 편입 펀드 수 따라 '천차만별'
실제 변액보험 수익률은 담고 있는 펀드 수에 따라 달라졌다. 삼성생명이 현재 수익률을 기준으로 펀드 수에 따른 수익률을 추산한 결과, 채권형과 주식형 등 2개 펀드만 담았을 때는 수익률이 26.9%에 그쳤다. 반면 해외형, 인덱스형 등 펀드를 4개까지 늘려보니 수익률은 40.4%로 올라갔다. 7년 누적수익률 기준이다.

펀드 유형별로 수익률을 따져보니 7년 누적수익률 기준으로 해외형이 36.1%를 기록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세계 각 나라의 주가지수에 분산투자한 ‘W인덱스주식형’ 펀드는 7년 누적수익률이 80.3%나 됐지만 ‘브릭스주식형’은 -8.1%를 기록했다. 이어서 ‘국내인덱스형’이 27.7%의 수익률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변액보험 가입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수익률에 신경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보험사들은 연 12회에 한해 펀드를 변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변액보험 가입자는 보험업법 적용을 받기 때문에 증권거래세도 내지 않는다.

보험계약자들의 펀드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다 보니 최근 보험사들은 아예 자동으로 투자상품을 변경하는 일임형 펀드를 내놓고 있다. 삼성생명의 ‘S자산배분형 펀드’와 미래에셋생명의 ‘MVP펀드’가 대표적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변액보험은 설계사 인건비, 대리점 운영비 등에 쓰이는 사업비를 7년에 거쳐 보험료에서 떼기 때문에 해당 기간에는 해지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