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필리핀에서 열릴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서 맹독성 VX가 사용된 김정남 살해 사건과 시리아에서의 사린가스 공격을 비난하고 화학무기 사용금지와 폐기 필요성을 강조하는 성명이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마닐라에서 열리는 EAS에는 아세안(동남아 국가연합) 회원국과 한국을 비롯,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18개국 정상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9일 NHK와 아사히(朝日)신문 등 일본 언론이 입수한 정상회의 성명 초안에 따르면 2월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맹독성 신경제 "VX"에 의한 김정남 살해 사건과 관련, 김정남의 이름은 거명하지 않은 채 "VX를 이용한 쿠알라룸푸르 사건은 공공의 안전에 심대한 위험을 초래했다"고 비난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어 유엔 안보리 결의 등에 따라 화학·생물무기와 관련된 물질과 기술을 일절 북한에 이전하지 말 것을 모든 국가에 요청했다.

또 내전이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에서 지난 4월 신경가스인 사린 공격으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을 신랄하게 비판했으나 어느 쪽이 공격에 관여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아사드 정권을 옹호하는 러시아를 배려한 것으로 보여 성명 최종안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추가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