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세금·망사용료 공개하라"…네이버, 작심하고 구글 '압박'
지난달 국정감사 이후 시작된 네이버와 구글의 ‘설전’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의 국감 발언에 대해 구글이 반박하자 이번에는 한성숙 네이버 대표(사진)가 공개 질의를 하며 재반박에 나섰다. 네이버와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을 외부 기관에 공동 검증받을 것도 제안했다.

한 대표는 9일 ‘구글 공식 입장에 대한 네이버의 공식 질의 및 제안’을 통해 세금과 고용은 물론 트래픽 비용 문제, 검색 결과의 투명성 등에 대한 구글의 답을 요청했다.

한 대표는 구글이 한국에서 벌어들이는 매출과 수익은 공개하지 않은 채 세금을 정당하게 내고 있다는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글이 한국에서의 매출과 영업이익, 그에 따른 세금 납부액을 밝힌다면 이 같은 의혹은 더 이상 제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 문제에 대해서도 수백 명의 직원이 어떤 업무를 하는지 세세하게 밝히고 2006년 당시 구글이 약속한 연구개발(R&D) 인력을 얼마나 고용했는지 투명하게 공개해달라고 요구했다. 사회적 기여 수준도 밝힐 것을 요청했다. 한 대표는 “네이버는 10월 말 기준 8105명을 고용하고 있고 올해 국내 63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 스타트업 육성 펀드에 2318억원을 투자했다”고 강조했다.

트래픽 비용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구글이 공식 입장에서 트래픽 비용에 대해선 아무런 견해 표명을 하지 않았다”며 “트래픽 비용 문제에 대한 입장과 국내 통신사에 내고 있는 망사용료 금액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검색 순위 조작(어뷰징)과 검색 결과의 금전적 영향에 대한 해명도 요청했다. 검색 결과 전체가 100% 알고리즘 순위에 기반하고 있다는 구글의 주장에 대해서도 양사가 공동으로 외부 기관을 통해 검증받을 것을 제안했다.

한 대표는 “구글도 많은 경우 검색 광고가 검색 결과의 상단을 차지하고 있다”며 “구글의 검색 결과는 광고 비용이라는 금전적 요소가 전혀 고려되지 않고 검색 알고리즘에만 기반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정치적 압력을 받지 않는다는 구글의 입장에 대해서도 “구글이 막대한 로비 자금의 목적과 내역을 밝힌다면 로비 활동이 검색산업에 대한 끊임없는 설명과 (정치권의) 이해를 구하는 과정임을 알릴 기회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 대표는 “이 같은 문제 제기는 자국 기업만 보호해달라는 애국심 마케팅 차원의 목소리가 아니다”며 “모든 기업이 동등한 상황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시장의 룰에 대한 당연한 요청”이라고 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