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아파트' 시행… "냄새 고통"·"내 돈으로라도 흡연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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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 적발시 과태료 5만원 부과…주민들 다양한 의견
"주민 갈등이 줄어서 좋기는 한데 우리(흡연자) 같은 사람들한테서 돈을 걷어서라도 담배 피울 공간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
"아파트 단지뿐만 아니라 자기 집에서 피우는 것까지 강력하게 단속해야 한다.
여름에 담배 냄새 때문에 창문을 열지 못하는 고통을 아느냐."
10일 오전 찾은 서울 각지의 '금연 아파트'에서는 단지 내 흡연을 두고 주민들의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31일 금연 아파트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적발되면 과태료 5만원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증진법시행령 일부개정안'을 발표했다.
금연 아파트는 주민 절반 이상이 동의해 지방자치단체에 지정을 신청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도입돼 지금까지는 실질적인 제재가 없었으나 이제는 흡연 시 보건소의 단속과 과태료 부과가 가능해졌다.
이날 찾은 동대문구 한 아파트는 단지 안에 흡연구역이 있었다.
벤치 2개에 재떨이 1개가 있는 원두막 형태였다.
이곳에서 담배를 피우던 한 50대 남성은 "예전엔 주로 베란다에서 피웠는데 그러지 말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고, 몇 달 전부터는 여기가 흡연구역으로 지정됐다"며 "불편하긴 해도 지키는 수밖에 없으니 매번 여기로 온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날씨가 추워지면 점점 나오기가 어려워져서 다른 곳에서 몰래 피는 사람도 생길 것 같다"며 "대학교에도 흡연 부스가 있다고 들었는데 다른 것은 몰라도 담배 피울 때 추위만큼은 피할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2월 금연 아파트로 지정된 동대문구 전농동의 한 아파트에선 화단, 바닥, 벤치 근처 등 곳곳에서 담배꽁초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빈 담뱃갑도 눈에 띄었다.
한 청소부는 "금연 아파트 지정 전이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담배를 대놓고 피우는 것은 똑같다"며 "누가 단속 나오는 것은 보지 못했다.
공무원이 말리면 모를까 주민들이 피우지 말라고 해봐야 싸움밖에 더 나겠나"고 말했다. 마포구의 한 아파트에서 만난 한 30대 남성 흡연자는 "금연 아파트 지정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아이들이 많이 사는 만큼 저는 반드시 단지 밖으로 나가서 담배를 피운다"고 말했다.
한 70대 여성은 "나는 비흡연자"라면서도 "단속 같은 것은 왜 하는지 모르겠다.
주민들이 알아서 할 일이지 그것을 공권력으로 재단한다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고 비합리적"이라고 비판적 의견을 냈다.
청소직원들은 단속을 환영했다.
이 아파트에서 꽁초를 줍던 한 직원은 "자신이 직접 치워보지 않으면 알 수 없을 것"이라며 "얼마나 많이들 담배를 피워대는지 모른다.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다"고 토로했다.
마포구 아현동의 한 아파트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 아파트는 올해 2월 금연 아파트로 지정됐다.
한 중년 여성은 "담배를 피우려면 멀리까지 나가야 하는 흡연자들의 고충은 이해한다"면서도 "아파트 단지뿐만 아니라 실내 흡연도 단속했으면 좋겠다.
담배 냄새가 올라와서 자다가 잠을 깬 적도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파트 실내 흡연은 아직 과태료 부과 대상이 아니다.
지난 8월 공포된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경비원 등 아파트 관리자가 입주자를 계도하는 정도의 규제만 가능하다.
이 아파트의 한 청소부는 "주민들 수준이 높은 편이라 담배꽁초 때문에 유난히 힘들다거나 하지는 않다"면서도 "어두운 밤에는 단지 한복판의 벤치에서도 당당하게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있다"고 전했다. 시행령 개정안 공포 이후에도 단속은 쉽지 않다.
마포구의 금연 아파트 흡연 단속을 맡은 마포구 보건소 지역보건과 건강증진팀 관계자는 "금연 아파트 내 과태료 부과 사례는 아직 없다"며 "현장 적발해야 부과할 수 있는데 민원을 받고 가보면 이미 상황은 종료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포구에 금연 지역이 1만3천 곳이고 단속요원은 4명"이라며 "금연 지역을 돌면서 순찰하다가 민원이 들어오면 그곳으로 이동하는 식으로 업무를 처리한다.
과태료 부과는 못 하는 경우가 많더라도 계도나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아파트 단지뿐만 아니라 자기 집에서 피우는 것까지 강력하게 단속해야 한다.
여름에 담배 냄새 때문에 창문을 열지 못하는 고통을 아느냐."
10일 오전 찾은 서울 각지의 '금연 아파트'에서는 단지 내 흡연을 두고 주민들의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31일 금연 아파트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적발되면 과태료 5만원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증진법시행령 일부개정안'을 발표했다.
금연 아파트는 주민 절반 이상이 동의해 지방자치단체에 지정을 신청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도입돼 지금까지는 실질적인 제재가 없었으나 이제는 흡연 시 보건소의 단속과 과태료 부과가 가능해졌다.
이날 찾은 동대문구 한 아파트는 단지 안에 흡연구역이 있었다.
벤치 2개에 재떨이 1개가 있는 원두막 형태였다.
이곳에서 담배를 피우던 한 50대 남성은 "예전엔 주로 베란다에서 피웠는데 그러지 말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고, 몇 달 전부터는 여기가 흡연구역으로 지정됐다"며 "불편하긴 해도 지키는 수밖에 없으니 매번 여기로 온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날씨가 추워지면 점점 나오기가 어려워져서 다른 곳에서 몰래 피는 사람도 생길 것 같다"며 "대학교에도 흡연 부스가 있다고 들었는데 다른 것은 몰라도 담배 피울 때 추위만큼은 피할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2월 금연 아파트로 지정된 동대문구 전농동의 한 아파트에선 화단, 바닥, 벤치 근처 등 곳곳에서 담배꽁초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빈 담뱃갑도 눈에 띄었다.
한 청소부는 "금연 아파트 지정 전이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담배를 대놓고 피우는 것은 똑같다"며 "누가 단속 나오는 것은 보지 못했다.
공무원이 말리면 모를까 주민들이 피우지 말라고 해봐야 싸움밖에 더 나겠나"고 말했다. 마포구의 한 아파트에서 만난 한 30대 남성 흡연자는 "금연 아파트 지정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아이들이 많이 사는 만큼 저는 반드시 단지 밖으로 나가서 담배를 피운다"고 말했다.
한 70대 여성은 "나는 비흡연자"라면서도 "단속 같은 것은 왜 하는지 모르겠다.
주민들이 알아서 할 일이지 그것을 공권력으로 재단한다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고 비합리적"이라고 비판적 의견을 냈다.
청소직원들은 단속을 환영했다.
이 아파트에서 꽁초를 줍던 한 직원은 "자신이 직접 치워보지 않으면 알 수 없을 것"이라며 "얼마나 많이들 담배를 피워대는지 모른다.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다"고 토로했다.
마포구 아현동의 한 아파트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 아파트는 올해 2월 금연 아파트로 지정됐다.
한 중년 여성은 "담배를 피우려면 멀리까지 나가야 하는 흡연자들의 고충은 이해한다"면서도 "아파트 단지뿐만 아니라 실내 흡연도 단속했으면 좋겠다.
담배 냄새가 올라와서 자다가 잠을 깬 적도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파트 실내 흡연은 아직 과태료 부과 대상이 아니다.
지난 8월 공포된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경비원 등 아파트 관리자가 입주자를 계도하는 정도의 규제만 가능하다.
이 아파트의 한 청소부는 "주민들 수준이 높은 편이라 담배꽁초 때문에 유난히 힘들다거나 하지는 않다"면서도 "어두운 밤에는 단지 한복판의 벤치에서도 당당하게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있다"고 전했다. 시행령 개정안 공포 이후에도 단속은 쉽지 않다.
마포구의 금연 아파트 흡연 단속을 맡은 마포구 보건소 지역보건과 건강증진팀 관계자는 "금연 아파트 내 과태료 부과 사례는 아직 없다"며 "현장 적발해야 부과할 수 있는데 민원을 받고 가보면 이미 상황은 종료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포구에 금연 지역이 1만3천 곳이고 단속요원은 4명"이라며 "금연 지역을 돌면서 순찰하다가 민원이 들어오면 그곳으로 이동하는 식으로 업무를 처리한다.
과태료 부과는 못 하는 경우가 많더라도 계도나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