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 시리거나 잇몸이 아플 때 치약을 바꿔볼까 고민한 적이 있습니다. 질긴 고기를 거뜬히 씹고 차가운 빙수를 거침없이 먹을 수 있게 된다는 광고 영향일까요. 치약만 바꾸면 이가 튼튼해지고 잇몸병이 나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치약은 충치와 치주질환을 예방해주는 보조제이지 근본적인 치료제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마트에 진열된 치약보다 약국에서 파는 치약이 효과가 좋은지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많은데요. 의약외품인지 일반의약품인지에 따라 다릅니다. 의약외품은 질병 예방을 목적으로 마트, 슈퍼에서 의사, 약사와 상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을 말합니다. 대부분의 치약이 의약외품으로 분류되죠. 질병 치료가 목적인 치약은 일반의약품으로 허가를 받아 약국에서만 판매할 수 있습니다. 치약 형태의 잇몸약으로 보면 됩니다.

약국용 치약이더라도 모두 일반의약품은 아닙니다. 시린 이에 효과가 있는 센소다인(GSK), 시린메드(부광약품), 인사덴트닥터(동국제약)는 의약외품인데요. 제약회사가 만들어서 의약품 같지만 특정 성분을 더한 기능성 치약으로 보면 됩니다.

치아 법랑질이 벗겨져 상아질이 손상됐을 때 사용하면 시린 이를 예방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센소다인 오리지날 치약에는 외부 자극이 치아 신경에 전달 되지 않도록 상아 세관을 밀봉하는 염화스트론튬이 들어있는데요. 센소다인 멀티케어 치약에는 질산칼륨이 치아의 노출된 상아 세관 사이로 흡수돼 신경의 통증 자극을 감소시켜 줍니다. 시린메드에프치약에는 인산삼칼슘이 들어 있는데 노출된 상아질을 메워주고 손상된 법랑질을 감싸줘 이가 시린 증상을 개선해줍니다. 인사덴트닥터는 인사돌에 있는 옥수수불검화정량추출물(ETIZM)이 들어 있습니다. 일반 치약처럼 부드러운 칫솔에 2㎝가량 짜서 양치질을 해주면 됩니다.

일반의약품 치약은 잇몸이 자주 붓고 피가 날 때 치주질환을 개선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잇치페이스트(동화약품)가 대표적이죠. 이 제품에는 카모밀레틴크, 라타니아틴크, 몰약틴크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항염, 항균, 항부종, 조직 강화, 지혈 작용을 하고 치은염, 출혈, 고름 완화에 효과가 있습니다. 1일 2회 아침저녁으로 3㎝ 정도 손가락이나 칫솔에 묻혀 잇몸을 마사지하면 됩니다.

최근에는 치주질환의 원인균을 제거하는 세틸피리디늄염화물을 사용한 치약형 잇몸치료제가 나왔습니다. 혈액순환을 도와 잇몸의 울혈을 개선하는 토코페롤아세테이트와 항염증 작용으로 잇몸의 부기를 완화하는 에녹솔론이 들어 있는데요. 덴큐헬스페이스트(일동제약)를 시작으로 경쟁 제품들이 잇달아 출시돼 선택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치과 치료를 받고 있거나 의약품 알레르기가 있다면 약사와 상의한 뒤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