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합의 2주만에 中소비주 시총 3조원 이상 증가

중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의 직격타로 치명상을 입었던 중국 소비주들이 한중 관계 개선에 따라 완연하게 회복세를 탔다.

대표적인 중국 소비주 20종목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31일 '한중 관계 개선 관련 양국 간 협의 결과' 발표 이후 8거래일 만에 3조원 넘게 불어났다.

이들 종목 중 상당수는 양국 갈등이 본격 시작한 작년 7월 이전 수준으로 주가가 회복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화장품, 면세점, 엔터테인먼트, 레저, 항공 업종의 대표 중국 소비주 20종목의 시가총액은 10월 31일 80조3천억원에서 이달 10일 종가 기준 83조6천억원으로 3조3천억원 증가했다.

LG생활건강의 시총이 이 기간 6천716억원 늘었고, 아모레퍼시픽(3천800억원), 아모레G(6천184억원), 롯데쇼핑(4천359억원), CJ E&M(2천92억원), 호텔신라(1천805억원) 등이 고르게 덩치를 불렸다.

지난 9월, 국방부가 사드 발사대 4기의 임시 배치를 마쳐 중국과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던 시기만 해도 이들 20종목의 시가총액은 68조원에 그쳤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중국과 관계 회복 의지를 밝히고, 실제로 양국이 사드 관계 회복을 위한 구체적 협상에 돌입하면서 한중관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현실화하자 주가는 뚜렷한 상승세를 그렸다.

그 결과 LG생활건강, 롯데쇼핑, CJ E&M, 호텔신라 등 12종목은 10일 종가가 작년 7월 7일 수준을 뛰어넘었다.

작년 7월 7일은 한국과 미국이 사드 배치를 공식 발표해 갈등이 본격화하기 하루 전이다.

중국 소비주의 이 같은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관련 기업의 실적이 개선되는 데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마켓전략실 팀장은 "사드를 둘러싼 불확실성 완화는 이제 변수가 아닌 상수"라며 "광군제는 이미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나 사이버먼데이의 매출 규모도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그는 "화장품, 의류, 호텔·레저 업종의 올해 3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웃돌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있다"며 "내년 중국 소비주의 상승세 형성에 첫 번째 단추가 끼워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