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완구기업 해즈브로가 라이벌인 바비 인형 제조사 마텔에 인수를 제안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이 11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인수 제안은 대형 장난감 유통 체인 토이저러스가 온라인 쇼핑에 밀려 파산보호 신청을 하면서 유통업체 위기가 제조사로 옮아가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토이저러스에서의 판매가 해즈브로, 마텔 등 완구 제조사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해즈브로는 최근 매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마텔을 인수해 제품군을 확대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해즈브로는 트랜스포머, 마블 등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장난감 판매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마텔은 올초 마고 조지아디스 전 구글아메리카 대표를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하고, 비용 감축에 나섰지만 온라인 게임 등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고전하고 있다. 마텔 주가는 연초 대비 47% 하락했다.

마텔의 지난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15억6000만달러(약 1조7000억원)를 기록했다. 실적 부진 탓에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마텔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낮췄다. 마텔의 시가총액은 50억달러로 올해에만 50% 가까이 떨어졌다. 해즈브로 시가총액(110억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해즈브로의 마텔 인수에 대한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다. 마텔 주가는 10일 14.62달러로 장을 마감한 뒤 장외거래로 18.25달러까지 약 24% 뛰었다. 해즈브로 주가도 91.45달러(10일 종가)에서 94.3달러까지 약 3% 올랐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